사회가 말하는 안정이라는 불안 ⑧

[우당탕탕 설늙은이] 회사 속 인간관계 (1) - Giver와 소문

by Pabe


[우당탕탕 설늙은이 오디오북]
Giver이긴 하지만 앞에 형용사가 잔뜩

사람이 내리는 정의는 가끔 오차를 잘라내는 것 같다. 오차를 버림 한 정의도 나름의 기준을 갖추는 데 도움을 주지만 버림 한 오차가 의문이 되어 돌아오기도 한다. 회사 생활을 하기 시작하자 자연스럽게 관심이 간 주제는 인간과 심리에 대한 것이었고 내게 있어 의문이 된 오차는 하나의 질문이 되어 관련 영상을 찾게 하는 동기가 되어주기도 했다. 그렇게 알게 된 인간의 특성을 정의 내린 단어에 깨달음뿐만 아니라 통쾌함을 얻기도 했다.


"그래, 그래. 그 사람 완전 저런 스타일이었는데. 지칭하는 용어가 있었구나!"


흔히, 쓰기를 Giver와 Taker를 용어로 활용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딱 잘라 표현하기에 부족함이 있었다. 고된 인간관계 중 가장 명확한 특성은 이 사람이 퍼주는 사람이거나 자신 밖에 모르는 폭탄으로 경우가 나뉘었다. 주는 것도 주는 것 나름이고 자신을 챙기는 것도 그 나름인데 그 범위가 극단을 달렸다. 이걸 x, y 좌표에 두고 표시해보라고 한다면 닿을 수 없는 좌표의 끝과 끝에 놓일 사람들이 있었다.


"그래도 뭐든 도와주는 사람이랑 일하는 게 낫지 않아? 싸울 일도 없고 말이야."


예전에 받은 질문에 나는 확고한 긍정표현을 할 수 없었다. 두 가지 단어 중 속하는 것을 택하라면 분명 누군가는 전자가 되고 누군가는 후자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사이사이 붙어있는 오차는 어느 곳도 붙을 수 없는 값으로 사라지고 말겠지. 세상이 말하는 이야기 속 영웅과 악당, 선과 악, 백과 흑처럼 깔끔하게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면 땡큐지만 그건 생각보다 잘 없고 애매모호한 것 투성인 것이 현실이었다.


도와주는 이유에 직업정신에 의한 순수성도 존재했지만 그것보다 남에 대한 의식, 그들의 평가와 표정 등 모든 것을 예민하게 집어내고 무서워하는 것이 도드라져 보이는 사람이었다. 버거워하는 것이 보여서 나름의 의견을 내보아도 그것은 그때뿐이고 또다시 타인에 의해 전전긍긍했다. 한 번은 그 성향이 엉뚱한 방향으로 작용했다.


"너 좀 웃으면서 일하래. 뭐든 FM대로만 하고 융통성이 없으니 무섭대."

"웃으면서 일하라니, 누가요?"


나름의 조언을 하고 싶어 했던 것 같았다. 분명 신입인 나는 배울 것이 많았던 입장이었던 것은 맞았으나 배워야 할 것과 아닌 것을 구분 못할 정도의 처지는 아니었기에 그 누구를 물어봤다. 그러자 그 대상에 대한 스무고개만이 주고받는 대화의 전부가 되었다. 핑! 퐁! 주고받기만 하기에 이야기를 끝냈다.


"누구인지는 알려주지 않을 거면서 그분과 했던 말만 전달하려고 하지 마세요. 그거 기분 나쁘라고만 하는 것뿐입니다."


입에 오르락내리락하는 대상을 나로 바꾸고 싶어 했는지 혹은 뒷말의 무서움을 깨닫기를 바랐는지, 다른 곳에서 그 누구와 한 대화를 전한 이유는 모르겠으나 대화의 형태가 잘못되었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나를 지키는 답변을 답으로 내놓았다.

하지만 이 사람은 전자에 속한다. 몇몇가지 오차는 기준에 들지 않으며 그에 걸맞은 성향을 가지고 있기에 기버가 맞다. 가끔은 타인에게서 받은 화를 가져와 똑같이 흉내 내며 화를 내기도 했었고 특유의 성향으로 인해 일처리에 앞서 여러 번 마찰이 생기기도 했었다. 그럼에도 남을 돕는 것을 꺼려하거나 귀찮아하지 않았고 오히려 열정을 갖고 있었으며 그럴 능력도 갖춘 사람이었다. 분명한 것은 능력이 굉장해서 배울 점이 많고 이 사람 없이는 돌아가지 않을 정도의 전문가인데 타인의 한마디에 온 신경을 할애하는 것이 안타까웠다.


"아는 사람이 일 관련 지원요청을 해서 거기 다녀와야 해."

"도와주러 가는 게 현장상황 보고 이것저것 알려주시러 가는 거죠?"

"응."

"그럼 선생님은 자문해주러 가는 거지 지원하는 게 아니죠. 단어를 선택해서 쓰고 스스로 높일 줄도 아셔야 해요."


사람 한 명에 대하여 한차례 겪고 나니 어떤 사람인지가 보였다. 함께 일하는 모두에게 좋은 사람으로 인식되길 바라는, 가장 어려운 형태의 인간관계이자 이상향 같은 것을 소망하는 것이 보였다. 하지만 온전한 선이 되는 것도 회사에서는 어려운 일이다. 선하다고 해서 선한 것이 아닌 게 되기 쉽기도 하고 험담을 기반으로 이상한 소문을 퍼트리려고 한다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라는 걸 알기에 밖의 소란스러운 소리에 이리저리 흔들리지 말고 안에 있는 자신과 입장에 대한 재정립이 되었으면 했다.


하나의 깨달음을 얻었다면 흔한 이야기들이 갖는 형태와는 달리 인간관계도 끝까지 가보고 나면 보이는 것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책 속 이야기에서는 다루지 않는 마냥 영웅이거나 마냥 악당이지만 않은 점들이 곳곳에서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자 내 질문이 향한 곳은 다시 나였다.


'나는 사람을 어떻게 볼 것인가,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이 질문에 명확한 답변을 내린다면 그건 내게 있어 오답이 될 것이기에 나는 최대한 장문의 형태로 답을 써 내려가야 할 것 같다.






오디오북 녹음&편집: Pabe

배경음악: Youtube Music, The Gentlemen-Divk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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