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는 아직 지상으로 다니는 전철이 많이 있다.
도시 한가운데 가로지르는 전철들.
출퇴근 시간, 전철이 지나가려 하면 어김없이 안전바가 내려온다.
바쁘게 걷던 사람들은 그 순간 어쩔 수 없이 멈춘다.
보통 5분, 길게는 10분까지도.
서두르는 사람도, 한숨 쉬는 사람도, 조용히 기다린다.
나는 조급한 마음이 다시금 올라왔다.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며 핸드폰을 만지작거렸다.
‘와 너무 안 바뀌는 거 아니가.’
‘빨리 가야 되는데.’
부산에서 자랄 때도 나는 늘 급했다.
무조건 빠르고 효율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당연했기 때문이다.
이 기다림은 내 성격을 정면으로 부딪히게 했다.
처음에는 불편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나는 이 기다림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전철이 지나가는 소리,
서로 말을 건네지 않는 사람들,
전철 속의 사람들.
멈춰 있는 시간도, 사실은 내 삶의 일부라는 것을 알았다.
세상은 여전히 빠르게 흘러간다.
하지만 나는 그 안에서 숨 고르는 법을 배워가고 있다.
조금 늦어도 괜찮다.
조금 멈춰도 괜찮다.
빠른 세상 속에서도, 나만의 속도로 걸어갈 수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