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알아봐 준다
수학 시간이었다.
가물가물한 기억을 더듬어 곱셈을 가르치는 도중에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지금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있을까?
2명의 학생이 있다. 수업 시간에 가만히 앉아서 수업 진도를 따라오지 않고 있는 아이들이었다. 맨 앞자리에 앉히고 계속해서 가르치고 있는 와중에 나는 순간 답답함을 느꼈다. 아이들 모두에게 공평하게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상냥하게 가르쳐주겠다고 다짐했는데 또 어느 순간에 내가 인내심을 잃고 감정을 섞어 말하고 있다는 걸 깨달을 때가 있기 때문이다.
응원의 말과 잘하고 있다는 칭찬과 함께 따끔하게 수업에 집중하라고 이야기를 하는 나지만 또 순간순간 찾아오는 인내심의 고비는 조금씩 지치게 만들었다. 학생도 나도 수업이 끝나면 지친 게 보일 정도니 말 다했다.
어느 날, 나는 내가 말하기보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물어봤다. "내가 어떻게 도와줄 수 있니?" 물어보는 톤이 마냥 상냥한 톤이 아니었지만 다그치기보다 의견을 물어보는 것이 유익하리라 여겼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아이를 보자 혹 나에게 마음의 문을 닫은 건 아닐까 걱정스러워졌다.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에 잠겼다.
교생 실습이 끝나기까지 얼마 남지 않은 시간. 차분히 아이와 이야기해 보았다. 혹 나의 말투가 공격적인 건 아닌지, 내가 감정을 섞어 말하고 있는 건 아닌지, 조심스럽게 이야기했다. "나는 너에게 화가 난 게 아니야. 혹시 내가 공격적으로 들렸다면 사과할게. 나는 너를 도와주고 싶어."
한 학기를 돌아보면 이런 적이 처음은 아니었다. 피드백을 들은 것 중에 하나도 나의 감정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이었는데 그 때문에 혹 내가 화난 줄 아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더더욱 나아지고 싶다. 진심으로 다가가고 진심을 바르게 전하고 싶다.
이 세상에 누군가는 당신을 알아봐 준다는 말. 나는 이 말에 실린 무게를 체감한다.
누군가를 알아봐 주기 위해서는 진심을 다해야 하고 내가 그를 알아봐 준다는 걸 당사자가 느끼게 하기 위해서는 진심을 전해야 한다. 그저 말뿐만이 아니라 진심을 다해 내가 도와주고 싶다는 걸, 내가 신경 쓰고 있다는 걸, 내가 존중하고 있다는 걸 그 사람이 느끼게끔 나의 진심을 바르게 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