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보내는 주말

룸메이트 없을 때

by 더 메모리 THE MemorY

어제, 금요일 한가로이 시간을 보냈다. 수업도 듣고 점심도 먹고 또다시 수업을 듣고 기숙사로 돌아왔는데 룸메이트가 주말 동안 집에 간다고 했다. 그렇다면 이번 주말은 나만의 시간이라는 뜻. 나는 기쁜 마음을 애써 감추고 바이바이 인사를 했다.


룸메이트가 떠나고 낮잠을 잘까 했지만 안 자던 낮잠을 자기는 좀 어색했다. 과제도 하고 숙제도 하려고 하는데 린다 아주머니가 잠깐 볼 수 있냐고 하셨다. 저번에 만날 때 주려고 했던걸 못줬다고 해서 잠시 학교에 들리셨다. 나는 쿠키를 사서 드렸다. 양봉꿀을 주셨는데 지난번에 만나서 점심을 먹을 때 꿀 이야기가 나왔었다. 그때 내가 꿀을 먹고 싶었었다고 이야기했었는데 그걸 기억하시고는 양봉꿀을 가져오신 것이다. 심지어 나는 양봉꿀을 한 번도 안 먹어봐서 나중에 먹어보겠다고 말했었는데 기억하셨는지 가지고 오셨다. 감동의 물결이 휩쓸고 지나갔고 나는 아침에 한 숟갈 먹어볼 생각을 하며 입맛을 다셨다.


그리고 기숙사로 돌아와서 나는 과제폭탄과 싸웠다. 정말 나는 한 번 집중하면 우다다 하는 스타일인가 보다. 어느 순간 시계를 보니 저녁시간대가 다 되었고 어둑해져 있었다. 저녁으로 나는 룸메이트가 있어서 냄새가 신경 쓰였던 깍두기를 먹기로 했다. 짜장라면이 하나 딱 남아있었는데 반드시 깍두기와 먹겠다는 다짐으로 꽁꽁 아껴두었던 것이다. 깍두기 뚜껑을 여니 물씬 냄시가 났다. 그래도 룸메이트가 없어서 다행이다. 짜장라면을 맛있게 조리해서 깍두기와 야무지게 먹었다. 드디어 깍두기를 먹은 나는 내일 토요일에도 먹기로 결심하고는 조금 남겨두었다.

저녁을 먹고는 다시 과제에 몰입했다. 오늘은 정말 정말 과제만 하는 날이 될 것이다.


토요일. 어제 늦게 잔 탓에 일어나기가 힘들었다. 아침 8시 반에 친구와 만나서 지난번 가을 봉사활동에 같이 간 사람들과 다시 만나서 브런치를 먹기로 했는데 일어나는 게 어찌나 힘든지 다시 자고 일어나기를 반복했다. 겨우 8시 10분에 일어나서 부랴부랴 준비했다. 가을 봉사활동에 같이 가신 엘리슨이 자신의 집에 우리 모두를 초대해서 브런치를 먹자고 하셨었다. 20분 정도 거리에 집에 도착했다. 아기자기 이쁜 집이었고 우리를 위해 많이 준비해 주셨다. 토스트, 베이글, 계란, 베이컨, 등등 없는 게 없는 전형적인 미국 브런치 메뉴였고 맛도 있었다. 우리는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이야기를 하며 두런두런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함께 치우는 것을 돕고 설거지까지 끝내고 우리는 다시 기숙사로 향했다.


도착해서 나는 엄청난 졸음을 느꼈다. 하지만 11시 40분인 지금 다시 자면 안 됨을 알기에 나는 오히려 운동을 하러 가기로 했다. 일주일 만에 다시 운동을 시작하는 건데 지난주 바쁘기도 했고 운동을 하고 싶지 않아서 안 했다. 하지만 오늘부터 다시 시작하기로 해서 운동에 열중했다. 운동을 끝내니 한껏 개운해진 기분이 들었고 나는 과제에 몰입할 수 있었다.


월요일과 수요일에 큰 시험이 연달아 있고 목요일에는 실험 퀴즈가 있어서 다음 주는 엄청난 주가 될 것이다. 심리학 공부를 하는 도중 배고픔에 대해서 노트필기를 하고 있었는데 배고픔은 사실 신체, 몸이 아니라 심리적 현상이라는 것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배고픔에 대해서 공부를 하다 보니 배가 고파졌다. 분명 브런치를 배가 터지도록 많이 먹었는데 또 배가 고픈걸 보니 심리적인 배고픔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계속되는 꼬르륵 소리에 나는 육포를 야금야금 먹었다.


시간을 보니 어차피 점심시간도 지난 2시였고 지금 점심을 먹어야 이따 저녁 약속에서 저녁을 잘 먹을 수 있을 것 같아 늦은 점심을 먹기로 했다. 전자레인지 볶음밥과 어제 남긴 깍두기를 같이 먹었다. 지금 방에는 깍두기 냄새가 나지만 괜찮다. 내일까지 이 냄새는 빠질 것이다.


점심을 먹고 나니 약간 졸려졌다. 이것만 하고 자야지 이것만 하고 자야지 하다가 심리학, 생물 시험공부를 더 이어나가려 했지만 계속되는 졸음에 결국 잠을 자고 개운하게 시작하기로 했다. 4시쯤에 잠에 들어서 4시 반에 일어나려고 했는데 5시 넘어서 깼다. 허걱 어둑해진 방을 보며 나는 훌러덩 일어나 불을 켜고 공부를 했다. 잠시 쉬는 시간을 가지다가 친구와의 저녁 약속으로 향했다. 친구 아파트에서 말레이시안 인도 음식을 만들어준다고 해서 아델리나랑 같이 갔다. 새로운 음식에 적응하려고 노력하니 맛있었다. 저녁을 먹고 한참을 수다를 떨다가 10시가 넘어서 기숙사로 돌아왔다. 아까 끝내지 못한 심리학 공부를 후다닥 마무리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토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