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했던 순간만이
이제 교생 실습을 시작한 지 어언 한 달이 되어간다.
그동안 아이들과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어쩌면 나만 그렇게 느끼는 걸 지도 모르지만 아이들의 얼굴에서 웃음이 번지는 걸 보면 나 혼자만의 착각은 아닌 듯하다.
매일 아침 짙어지는 다크서클은 아마 나의 최대한의 노력을 보여주는 나만의 상징이 아닐까 싶다.
아무렴 주말이어도 푹 쉴 수가 없는 건 그다음 주의 수업이 있기 때문일 거다.
그래도 '좋은 아침'이라고 인사를 건넬 수 있는 건 아이들의 얼굴에서 미소를 보고 싶기 때문이겠지.
오늘 아침은 유난히도 피곤한 아침이었다. 눈은 뻑뻑하기 짝이 없고 코끝은 찡하고 시린 게 겨울이 물씬 느껴졌다. 집을 나서는 발걸음이 그리 가볍지만은 않은 건 오늘 내 교생 수업을 평가하러 감독관이 오기 때문이다.
연신 커피를 들이키며 학교에 들어서는데 순간 불만이 나의 마음에 울컥 쏟아졌다.
아이들이 학교에 오기 전 급하게 수업 계획을 정리하고 수업 준비를 하는 내내 나의 얼굴은 굳어져있었다. 종이 울리고 복도로 나가 아이들을 맞이하려는 순간 나는 나를 꾸짖을 수밖에 없었다.
이 아이들의 기억에 남을지는 모르겠지만 나의 굳은 얼굴이 그들의 평생 기억에 남는다면 너무나도 미안할 것 같다. 비록 어제 호되게 혼을 내야 했지만 그래서 얼굴도 굳히고 단호하게 말해야 했지만 그 여파가 오늘까지도 남는다면 안될 것 같다.
혼을 내는 건 그 순간까지다. 아무리 기분이 상해도 화가 나도 그 순간을 넘어서면 그건 더 이상 훈육이 될 수 없다. 그래서 나는 곧 얼굴에 미소를 뗬다.
물론 오늘도 아이들에게 쓴소리를 해야 했다. 수업 중에 떠들고, 장난치고, 책을 보고, 지시에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정당함을 찾아가는 중이다. 언제 혼을 내야 하는지. 어디까지가 교칙에 어긋나는 건지. 혼을 내는 건 정말 아이들을 위한 것인지.
그리고 훈육하는 순간마다 나는 이 아이가 이 순간보다 다른 행복한 순간들을 기억했으면 한다.
혼나는 기억만 가지고 학교를 졸업하는 건 너무 슬프니까.
아이들에게 웃어주고 싶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웃음만 주고 싶다.
그러나 그만큼 아이들에게 최고의 도움이 되고 싶다.
그저 잘 웃는 선생님이 아닌 최고의 선생님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