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닮지 않겠다 했는데
오늘 한 학생에게 언성을 높였다.
절대 변명이 될 수는 없겠지만 아침부터 시큰거리는 머리와 엎친데 덮친격으로 수업 계획을 바꿔야하는 상황. 어젯밤 제출하지 못한 과제까지 오늘 하루 종일 예민해있었다.
집에 갈 준비를 하는 아이들이 시끌벅적 소란을 피웠다.
한 아이가 신나게 다른 친구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아이가 내 눈에 띄었다.
그 아이의 이름을 크게 부르고 난 후, 그 아이의 표정을 보았다. 얼어붙은 그 아이의 눈에서 내가 보였다. 아직 어린 학생이었던 내가 보였다.
잠시 후 조용히 그 아이에게 다가가 사과를 건넸다. 나의 실수를 인정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아이에게 언성을 높이는데 이유가 있다면 그건 아마 어른의 입장일거다.
그래서 그 아이에게서 내가 보였다. 서운하고 창피하고 억울하고 황당한 내가 보였다.
풀이 죽어있는 그 친구를 보며 나는 나를 되돌아보았다. 내가 가장 닮고 싶지 않았던 부분이 닮아있다는게. 제일 무서워했던 순간을 그 아이에게 주었다는게 몹시도 미안했다.
앞으로 나는 어떻게 해야할까.
물론 선생님으로서 언성을 높여야할 때가 온다. 그러나 언제 어떻게 언성을 높여야할지 나는 아직도 모르겠다. 아이들이 나의 말을 듣지 않는다고 언성을 높여야할까. 정색을 해야할까. 따끔하게 혼을 내야할까. 나는 아직도 아이인가보다. 선생님의 마음보다도 아이의 마음이 더 가까우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