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치는 사랑을 받을 때

사랑을 주게 된다

by 더 메모리 THE MemorY



사랑을 준다.

과분한 사랑을 준다.

이쯤에서 드는 생각은 관심도 사랑인가.

관심이 생기는 건 그 사람을 사랑해서일까.


몇 달 전, 사랑을 주제로 써 내려간 글이 떠오른다.

주제넘은 관심은 사랑이 아니라는 거. 그러나 사랑은 관심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거.


스무 명 남짓한 교실에 가득 찬 아이들의 재잘거림.

나의 학창 시절을 그리워하기엔 지금 이 순간을 만끽하고 싶기에.

아이들의 관심이 때로는 당황스럽고 부담스러울 때가 있지만 그만큼 나도 그들에게 관심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나의 이름이 적힌 셔츠를 입고 교실에 들어가면 분명 한두 명의 아이들은 관심을 보인다.

복도를 지나가다 아이들의 이동수업을 하고 있을 때면 나에게 손을 흔들고 인사를 한다.

자료를 전달하러 수업 중인 교실에 잠시 들릴 때면 여기저기에서 나의 이름이 들린다.


나에게는 스무 명의 아이들이지만 그들에게는 한 명의 선생님이기에,

이 관심은 나를 성장하게 만든다.

그리고 나에게 계속해서 아이들에게 사랑과 관심을 줘야 한다고 말한다.

나의 행동과 말 하나하나를 조심히 신중히 하라고 경고한다.


학교가 끝날 무렵, 문득 든 생각은 내가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사랑을 주고 있는가였다.

넘치는 사랑을 받을 때 사랑을 주게 된다.

그렇다면 아이들이 자라나는 이 시기에 넘치는 사랑을 받아야 마땅하다.

그래야 어른이 되어서 누군가에게 또 넘치는 사랑을 줄 수 있을 테니.


말하기 좋아하는 한 아이가 있다. 아무도 그의 말을 듣지 않아도 계속해서 쉬지 않고 말하는 아이다.

그 때문에 선생님에게 혼도 나고 교장실에 불려 가기도 하는 아이다.

오늘 종례시간에 이 친구의 이야기를 들었다. 끝까지 계속해서 들었다. 물론 잠시 멈춰야 할 때도 있었지만 아이가 원하는 관심을 넘치게 주려고 시도해 보았다.

'누군가가 너의 말을 끊지 않고 들어주니 기분이 어떠니?'

아이는 기쁘다고 답했다.

'너도 누군가를 기쁘게 해주고 싶니?'

그러자 그렇다고 답했다.

'누군가의 말을 끊지 않고 귀를 기울여 들어준다면 그 사람을 기쁘게 할 수 있겠지?'

연신 고개를 끄덕이는 아이와 인사를 하고 종례 시간을 마쳤다.


우리는 넘치는 사랑을 받을 때 사랑을 주게 된다.

그래서 한 아이가 어엿한 성인으로 자라날 때까지 누군가의 끝없는 인내심과 사랑과 관심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