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다르게 시작하는 하루

말이 씨가 된다...?

by 더 메모리 THE MemorY

오늘 아침, 여전하게도 성실하게도 6시에 일어났다. 일어나면서 계속 끊임없이 되뇌었던 말. '오늘 정말 가기 싫다.' '오늘만 좀 쉬고 싶다.' 몇 번이고 계속 곱씹다가 일으켜 세운 몸. 그리고 한결같이 준비를 시작했다. 간장계란밥을 먹었고 비타민도 잘 챙겨 먹고 화장도 하고 모든 준비를 끝냈다. 그리고 다시 소파에 누워서 오늘만 쉬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계속해서 했다.


그리고 집을 나서며 챙긴 쓰레기. 쓰레기통에 버리고 확인한 핸드폰에는 문자가 와있었다. 같이 카풀하는 친구 중 운전을 해주는 친구가 아프다는 문자였다. 오늘 학교에 가지 않는다는 문자에 나는 당황했다. 다시 아파트로 올라가는 길. 지금이라도 우버를 불러서 학교에 가야 하나 생각했다. 곧바로 같이 카풀하는 다른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우버를 타고 가자고 말했지만 그 친구는 가지 않는다고 했다. 나는 생각에 잠겼다. 정말 오늘 아침에 계속 바라고 바랐던 순간이었지만 막상 이런 순간이 오니 과연 가지 않는 것이 좋은 선택인가 하는 딜레마에 빠졌다.


결국 학교와 선생님께 연락을 드리고 가지 않게 되었다. 마음이 너무나도 불편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불안해졌다. 왜 이렇게까지 불안할까 생각해 보아도 답을 찾을 수 없었고 곧 나는 내 결정을 후회하기에 이르렀다. '늦게라도 갈걸 그랬나. 문자 본 순간 바로 우버를 불렀으면 제시간에 갈 수 있었을 텐데...'


마음이 답답했다. 하루 종일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오늘 이 시간이 불안했다. 룸메이트들은 다들 각자 할 일을 하러 수업도 가고 일도 가고 하는데 나 혼자 잉여인간이 되어 소파에 누워있는 게 너무 부끄러웠다. 결국 방에 틀어박혀 낮잠을 자려고 했지만 결국 선잠만 자고 다시 일어나야 했다.


학교에 가지 않고 있는 이 순간들이 너무 이상하게 느껴졌다. 나 혼자만 그대로인 것만 같고 이 세상은 모두 바쁘게 흘러간다는 거. 당당하게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어느 순간 나는 이 감정을 해결하고자 생각을 했다. 왜 내가 불안한 건지, 불편한 감정이 왜 드는 건지. 생각해 보면 나는 내가 부끄러운 것 같다. 죄책감과는 다른 결로 나 자신이 무책임해지는 게 싫은 거다. 아이들은 학교에 있을 것이고 나는 선생님으로서 수업을 준비하고 가르쳐야 하는데 이렇게 무책임하게 집에 있게 된 것이 싫은 거다. 두 번째로, 학교 선생님들이나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이 되는 것 같다. 나라는 사람을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할까 봐. 그게 나를 힘들게 한다.


그래도 한결 마음이 나아졌다. 내가 왜 불안한지, 답답한지 생각해 보니 이제 이 감정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돌아보면 부끄러웠던 일들, 실수했던 일들 모두 시간이 해결해 줬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훌훌 털어버리고 괜찮았다고 나 자신에게 말해주게 된다. 그래서 오늘은 오늘 일로 마무리하고 내일부터는 다시 책임감 있게 앞으로 나아가면 된다.


사회생활을 배워가는 나에게 이번 기회로 또다시 배운 하나가 있다. 말이 씨가 된다. 심지어 생각한 것조차도 이루어진다. 이렇게 큰 힘을 어떻게 쓸지는 나에게 달려있기에 앞으로는 지혜롭게 슬기롭게 사용할 것이다. 매일 아침 갈 곳이 있다는 것은 나에게 매일 책임질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 책임은 가끔 버겁기도 하지만 결국 나의 삶의 원동력이 된다. 오늘 하루를 살아갈 이유가 있기에 나는 오늘도 내 책임감을 지고 살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