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망했다는 말보다

아이들을 격려할 수 있는 말을 찾자

by 더 메모리 THE MemorY


오늘은 핼러윈이다. 어제저녁에 일을 해서 찌뿌둥한 몸으로 겨우 일어났다. 수업을 하지 않는다는 게 학생뿐만이 아니라 선생님에게도 기대되는 일이라는 걸 이제야 깨달았다. 그래서 준비를 하는 내내 한결 마음이 편해진 상태였다.


어둑어둑한 바깥 풍경과 시린 공기가 이미 겨울이 왔음을 말해주는 듯하다. 이제 10월의 마지막 날이다. 아쉬움 반, 설렘 반으로 겨울을 맞이한다.


학교에 도착해서 핼러윈 코스튬으로 갈아입었다. 학생들 뿐 아니라 선생님들도 같이 코스튬을 맞춰서 입는 것이 하나의 문화인 미국 학교에서 처음으로 함께해 보았다. 뭔가 설레는 마음이었다. 학생들이 교실로 들어오면서 하나둘 코스튬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다들 상기된 표정으로 아침을 맞는 걸 보니 약간 안쓰럽기도 했다. 학교라는 곳이 언제나 매일 이렇게 신나는 곳이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래도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걸 알기에 그저 흘러가는 생각에 그쳤다.


잔뜩 신이 나서 수다를 떠는 아이들에게 핼러윈 퀴즈를 풀게 하는 건 더 큰 유혹이었다. 처음부터 부산스러움이 묻어난 퀴즈. 문제를 풀수록 계속해서 불공평하다며 불만을 품는 아이들이 생겨났다. 계속해서 떠들고 딴짓을 하는 아이들과 퀴즈를 이어나가는 게 힘들어져 결국 중간에 중단하게 되었다.


스포츠맨십과 존중에 대해서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나 내가 사용한 이 단어로 인해 아이들의 표정이 바뀌는 것을 느꼈다. '지금 모두에게 실망했어.' 순식간에 아이들의 표정은 어두워졌고 몇몇은 충격에 휩싸인 듯 보였다. 그리고 나는 그 순간 내가 실수했음을 깨달았다.


내가 학생이었던 시절에도 누군가가 나에게 실망했다고 하면 그 순간 세상이 무너졌다. 나라는 존재에 대해 더 이상 아무 기대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그랬던 나였는데 지금 학생들에게 이 말을 했다는 것이 너무 부끄럽고 미안했다.

다시 대화를 시작하며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려 노력했다.


실망했다는 말보다 아이들에게 더 잘할 수 있다는 걸 표현하는 말을 할 거다.

'더 잘할 수 있어.' '지금보다 더 나은 모습을 바랄게.' '너의 최고의 모습을 보여줘.' '우리가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거야.' '우리들의 본연의 좋은 모습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해서는 ______ 이렇게 해야 해.' 등 미래지향적이며 더 나은 모습을 기대하는 말을 할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