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감을 떨쳐버리라

당연한 명언들의 향연

by 더 메모리 THE MemorY

11월 11일. 한국은 빼빼로 데이였지만 미국은 국군의 날이었다.

그래서 공휴일을 맞아 감사하게도 그리고 행복하게도 학교를 하루 쉬게 되었다.

느지막하게 눈을 뜬 아침은 시원섭섭했고 상쾌하면서도 불안했다. 왠지 늦잠을 자는 기분이 들어 찝찝한 느낌을 뒤로하고 오전 9시 요구르트와 함께 하루를 시작했다.


학교에 있어야만 할 것 같아 불안했다. 앞서 쓴 글에서 언급했듯이 오랜만에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 대화를 하다 보니 하루가 금방 지나가버렸다. 그리고 저녁이 되고 나는 소외감을 느꼈다.


사실상 교생 실습을 시작하기 전부터 소외감은 항상 느껴왔다. 아무리 캠퍼스에서 재미난 행사와 모임이 있다고 한들 나는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고 방황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곳에 함께한다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의 소외감이 해소된다는 걸 나는 그때는 깨닫지 못했다.


교생 실습을 하느라 캠퍼스에 이곳저곳 바뀐 모습들을 알아차리지 못했고 그래서 낯선 풍경을 보게 되었을 때의 소외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다들 어딜 그리 바삐 가나 멀뚱히 쳐다보니 나는 소속되어있지 않은 대학교 수업을 들으러 가는 발걸음이었다.


룸메이트들도 하루 종일 수업을 듣느라 혹은 동아리 활동을 하느라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고 그래서 혼자 아파트에 틀어박혀 수업 준비를 했다.

이제는 학생이 아니라 이건가. 수업을 듣는 게 아니라 수업을 준비한다는 게 다시금 어색해진다.


1시간을 걸쳐 아이들의 글쓰기 과제를 채점하고 나니 어느새 해가 져물어 있었다. 이제야 내가 소외감을 떨쳐버리고 나의 일을 마무리한 것이 눈에 들어왔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수업 준비와 채점을 하다 보니 어느새 소외감은 저 멀리 사라져 있었다.


이제 보니 나의 소외감은 소속감과 비례하지 않나 보다. 나의 소외감은 나 혼자 일하고 있지 않을 때 나타난다. 그래서 나에게는 내가 하는 일에 대한 자부심, 독립심, 책임감이 필요하다. 그래야 내가 잘하고 있다는 믿음이 바탕이 되어 나의 소외감을 떨쳐버릴 수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