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오랜만에 친하게 지내던 퇴직자 아저씨 두 명을 만났다.
한 명은 아버지의 사업을 물려받았는데 다행히도 잘 자리를 잡아, 각종 세금을 걱정하는 처지가 되었다.
죄책감 없이 점심과 커피와 디저트를 얻어먹었다. 몇 년째 경리 및 총무 및 비서로 고용을 해 달라고 조르고 있지만 농담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다음에 술 먹고 화내야지.
한 명은 우리 회사보다 훨씬 좋은 아무도 모르는 알짜 회사로 이직했다. 유럽계 회사로 연차가 25개부터 시작되고 가만히 있어도 그냥 매출과 이익이 넘쳐난다. 부러워서 여기도 취업시켜 달라고 했는데 5명 남짓되는 전 직원이 입사 후 아무도 퇴사를 안 해서 빈자리가 안 생긴단다. 그런데 그 좋은 회사를 다녀도 스트레스가 뭔지 이제는 술도 같이 못 마실 정도로 몸이 안 좋아졌다. 심지어 다시 우리 회사에 오고 싶단다.
세상에 이 아저씨 두 명이 나가서 내가 팀장이 됐는데 내년엔 팀원으로 강등될지도 모르겠다.
(연봉만 올려주면 나쁘지 않기는 하다.)
세 명 다 출근한다고 나온 터라 아침 10시에 만나서 퇴근 시간까지 수다를 떨었다. 매번 투잡으로 빠바가 좋을지 교촌치킨이 좋을지 격론을 펼치다가 헤어질 땐 일단 더 버텨보기로 한다.
나는 요즘 글쓰기와 독서를 한다고 했더니 믿기 힘들단다. 지금 이 대화들도 다 주제로 쓸 것이라 엄포를 놓았지만 나의 게으름을 간파하고 있는 듯 여유로워 보였다.
우리는 퇴직자가 고급 뷔페를 쏘는 룰이 있다.
다음번 한 턱내기 당첨의 주인공은 나 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