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면서 출근하는 사람
예전에 교수님께 들은 이야기가 있다.
교수님 연구실에 한 선배가 있었는데,
그 선배는 눈만 뜨면 학교로 나왔다고 한다.
주말이든, 평일이든 상관없이.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그 선배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오늘은 또 어떤 실험을 해볼 수 있을지 기대돼서요.”
실적이 유난히 잘 나오던 사람은 아니었다.
논문 수가 압도적인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늘 설레는 얼굴로 연구실에 나왔다고 했다.
그리고 예상이 되겠지만,
그 선배는 지금 미국의 한 대학에서
교수가 되어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우리는 대개 월요일을 싫어한다.
눈을 뜨는 순간부터 몸이 무겁고,
회사에 갈 생각을 하면 이유 없이 피곤해진다.
나 역시 직장에 다닐 때는 그랬다.
출근은 의무였고,
하루를 무사히 버티는 것이 목표가 되곤 했다.
그런데 창업을 하고 나서야
그 선배의 마음이 조금 이해되기 시작했다.
매일은 아니다.
늘 설레지는 않는다.
하지만 가끔은 이런 날이 있다.
눈을 뜨며
“오늘은 이걸 한번 해볼 수 있겠네.”
“이 일은 어떻게 풀릴까.”
그 순간만큼은
회사에 가는 일이 부담이 아니라
조금의 기대가 된다.
그래서 요즘 나는 자주 생각한다.
‘눈을 뜨면 가고 싶은 회사’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아마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할 것이다.
내가 하는 일에
불필요하게 방해받지 않을 것.
서로를 쉽게 무시하지 않을 것.
내가 맡은 일이
완전히 무의미하지 않다는 감각을 가질 것.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이
불필요하게 날카롭지 않아야 한다.
집중하고 싶을 때
집중할 수 있고,
의견을 말했을 때
최소한 존중받는 공간.
다만 이 이야기를 하면서
한 가지는 분명히 말하고 싶다.
나는
일을 즐기면 반드시 성공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설레며 출근한다고 해서
모두가 성공하는 것도 아니고,
그 길이 항상 편한 것도 아니다.
하지만 나는 믿는다.
하루의 시작이 조금 덜 괴롭다면,
그 인생은 분명 조금 더 행복해질 수 있다고.
성공보다 먼저 중요한 건
삶이 지나치게 불행해지지 않는 것 아닐까.
우리는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회사에서 보낸다.
그 시간을 억지로 견디며 보내는 것과,
가끔이라도 기대하며 시작하는 것은
삶의 밀도를 완전히 바꿔놓는다.
나는
직원들이 눈을 뜨자마자
회사 생각에 한숨 쉬는 조직이 아니라,
아주 가끔이라도
“오늘은 좀 괜찮을지도 모르겠다”
라고 느낄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
아직 정답은 모르겠다.
완성된 모습도 아니다.
다만 분명한 건 있다.
설레는 시작은
사람의 인생을 망치지 않는다.
나는 그 가능성을 믿고
오늘도 조심스럽게
회사를 만들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