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enterprise, 일과 가족 사이에서
나의 큰 주제는 회사, 그리고 아이들과 가족인 것 같다.
그리고 나는 이 두 가지를 억지로 나누지 않고, Liventerprise라는 하나의 단어로 묶어보려고 한다.
일과 삶을 섞자는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는 이미 하나의 연속된 시간 속에서 살고 있다는 걸 인정하자는 이야기다.
아침에 아이를 등교시키고 출근을 하고,
회의를 하다가도 문득 아이의 열이 내리지 않았다는 메시지를 확인하고,
퇴근길에는 내일 일정과 저녁 메뉴를 동시에 생각한다.
우리는 그렇게 일과 삶을 오가며, 아니 어쩌면 동시에 품고 살아간다.
그래서 우리는 아이들의 생애 주기에 맞춰주려고 꽤 많은 노력을 한다.
어린 아이가 있는 집은 늘 건강에 대한 걱정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초등학생이 된 아이를 둔 집은 학업과 친구 관계, 그리고 아이 마음의 표정을 살피느라 또 다른 긴장을 안고 산다.
같은 ‘직원’이지만, 각자의 삶의 무게는 모두 다르다.
나는 처음부터 말했다.
“우리는 서로의 사정을 조금 더 이해해보자.”
그래서 우리는 운동회, 학부모 참관 수업, 아이들과 함께 있어야 하는 시간들을 가능한 한 존중하려고 한다.
그 시간이 과연 다시 돌아올까?
그 몇 시간을 비운다고 회사가 정말 위기에 처할까?
생각해보면, 대부분의 일은 우리가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시간으로 사람을 붙잡아 두기 시작하면, 그 사람과 오래 함께 가기는 어렵다.
우리는 각자의 시간, 그리고 그 가족들의 시간까지도 존중하기로 했다.
대신 그만큼 서로를 더 믿고, 서로의 빈자리를 조금씩 메워주는 사람이 되기로 했다.
그래서 우리는 때때로 자연스럽게 멀티플레이어가 된다.
누군가 아이 옆에 있어야 할 때, 누군가는 그 자리를 대신 지켜준다.
우리는 누구나 다니고 싶어하는 대기업은 아니다.
하지만 대기업이라고 해서 사람들이 떠나지 않는 것도 아니다.
우리 회사에는 가끔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 회사, 없어지면 안 되죠.”
때로는 내가 회사를 걱정하는 것보다, 나보다 더 회사의 내일을 걱정하는 직원들을 보기도 한다.
그럴 때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내가 만들어 놓은 것들보다,
어쩌면 나는 이미 이곳에서 더 값진 것들을 받고 있는 건 아닐까.
Liventerprise는 거창한 경영 전략이 아니다.
그냥,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각자의 인생을 너무 많이 잃지 않으면서도
조금 더 오래, 조금 더 단단하게 같이 갈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다는 마음이다.
회사도, 가족도, 그리고 그 사이를 살아가는 우리도.
모두 같은 시간 위에 있다는 걸, 나는 잊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