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살 아줌마의 맥도날드 알바 도전기- 광탈자가 백전백승이 되기까지
으아닛! 면접이라니!
솔직히 떨리지는 않았는데 서울대 붙을때 만큼의 최소 10분의1정도는 기뻤던 것 같다.
그간 광탈을 반복하며 자존감이나 자기효용감이 한참 낮아진 상태라 정말 가뭄에 단비같았달까.
그런데 나 알바 면접도 본 적이 없다... 이거 어떻게 하지...
(지금까지 해본 알바는 과외 알바 몇 번이 전부...)
일단 면접보러 갔다.
.. 쭈삣쭈삣 업장에 들어간 나. 손님도 아니고 면접자라니. 그러면 면접은 어디에서 보는거지?
주방에서 보는 건가? 아 모르겠다 그냥... 아주 수줍게...
'면접보러 왔는데요...'를 속삭였다.
그땐 이 첫마디가 참 어려웠다. 모든 자존심을 내려놓고, 지금까지와 전혀 다르게 새로운 인생을 살겠으며,
내가 어떤 맥락의 인간인지는 모두 겸허하게 지우고 처음부터 하는거다.
쥐구멍 들어갈 것 같은 소리로 뇌까리고 있으니 잘나가는 식당과 까페에 으레 있는 팔뚝에 문신이 조금 있는 힙한 청년이 나와 매니저라며 자신을 소개하고 나를 매장 한구석에 앉혔다.
근처 사시나 봐요?
네.. 오분거리에요... 저기 뿅뿅아파트...
(직주근접을 어필하니 왠지 긍정적으로 보는 것 같았다) 알바 해 보신 적 있으세요?
아니요....
(뭐지 이 아줌마 이런거 같았다) 혹시 보건증은 있으세요?
그게... (대충 뭔지는 인터넷으로 찾아봄) 음 곧 생길겁니다?
아.... (광탈) 앞으로 이런 일을 하려면 기본적으로 보건증을 가지고 있어야 하니까 하나 만들어두세요.
보건증 있다고만 해도 잘 뽑아줄거에요. 워낙 요식업계가 힘들어서.
바빠보이는 업장 위주로 한번 찾아보세요. .... 이하생략
아 넵 감사합니다.
그렇게 나는 첫 면접을 광탈하였다.
그리고 조언에 따라 나는 바로 보건증을 만들었으며, 지원을 빠르게 했고,
40대의 절박함과 성실함을 어필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그 면접 이후 조금씩 면접제안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나는 모든 면접을 통과했다. 그렇게 해서 고른 곳이 두 군데였다...
투비컨티뉴.
*혹시나 아르바이트를 고려하고 있는 또래 친구들이 있다면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보건증은 미리 만들어 두고(진짜 초간단하다), 지원시 보건증 보유 여부를 언급할 것
-40대임을 어필할 것. 어차피 당신은 젊거나 빠릿하지 않을 것이나 대신 지각하지 않고 성실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 그러면 그걸 보고 면접을 보자고 하는 곳은 이미 당신이 진득하게 주방이모를 해줄 거라고 기대하고 있는 거다. 이 인력시장에서 50,60대와 비교해 보면 40대는 상대적으로 인기가 좋을 수밖에 없다.
-주말이 된다고 해야 한다. 최소한의 보류로 토/일 중 하루는 된다고 하면 기회가 더 생긴다.
누구나 다 남들 놀때 놀고싶다. 하지만 그렇게 따지다가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