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짐 빼러 갔다 닭백숙 먹고 옴

울지말고 우성

by 붕어빵의 효능

요즘 정우성이 핫한데 그와 관련한 밈 중에서는 사과해요 나한퉤! (이건 다른 개그맨이 해서 웃긴거니까)

를 제외한 제일 웃긴게 '울지말고우성' 아닐까 싶어서 그냥 써봤다.

바빴다. 라고 하고 구구절절 쓰려다 참 쓸데없는, tmi 수준도 안되는 데이터 정크같아서 그냥 말았다.


최근 내가 피부로 깨달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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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진리를 최근 그냥 몇몇 사람들을 보며 절실하기 깨닫다가 그렇다면 나는 어떤 가면을 쓰려고 노력하고 있는가? 나는 어떤 종류의 입벌구인가? 생각해 봤다.

여러 가지가 있을 텐데,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건 그간 난 진심으로 웃긴 사람이 되고 싶었다는 점이다.

솔직히 동안이시네요보다도(이거 한국사회에서 최고 칭찬 아님) 웃기다는 말을 들을 때 진심으로 뿌듯하다.

예전 팀은 참 맞는거 하나 없었는데 유일하게 내 유머를 잘 받아주는 착한 사람들이었어서 그나마 참고 다닌 것 같다. (괴롭힘당하기 이전 팀을 말하는 것임. 그곳은 모든 것이 좋았지만 일단 업무가 안 맞았고 파이낸스와 컨설팅, 외국계 출신들이 뒤섞인 특유의 허세 문화가 싫었다. 아니 써놓고 보니 하나도 안 맞았네)


이건 진짜 맞는 말인게 연봉이 비루하며 아빠가 생각보다 부자라는 걸 몰랐던 사회초년생 시절 나는 백화점 vip에 집착했고 그게 뭐라고 주스 몇 잔 쿠키 쪼가리 더 주는거 그거 때문에 맨날 신용카드 긁고 다니면서 마법의 3개월 할부로 월급을 다 가져다 바쳤다. 근데 카드를 내딴에 양껏 긁어도 월급이 축나지 않을만큼 연봉이 꽤 오르고 집을 사고 내가 놀아도 된다는 사실을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깨닫는 순간 나는 백화점 등급과 같은 소비 허울에 집착하지 않게 되었다.


결국 우울증약과 불안증약을 스까 먹고 다니는 자낙스 처돌이니까 유쾌하고 웃긴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 안달이 났던 것이다. 더 슬픈 것은 난 안웃긴다. 안다. 그냥 센스가 있고 이목을 끄는 사람들이 있는데(이 분야의 대표이자 대가로 나는 성공한 모 제작자를 꼽는다) 난 재간둥이타입이 아니다.

곰곰히 생각하며 스스로를 인정하자 조금 더 마음이 편해졌다. 왜 내가 쓰는 시나리오가 처음에는 코미디로 시작하려고 했지만 결국 추적극이 되어버리는지도 조금은 알겠다.


어제는 자산반납을 하러 회사에 갔다. (콜라겐젤리 가지러 주말에 남몰래 들어온 적 한번 있음)

내 자리에 앉아본 건 거의 넉 달 만이다.

희망퇴직을 처리하는 약간의 시간동안 회사는 대상자들을 재택으로 처리해 준다고 했지만 공짜 피씨방 겸 겸사겸사 사무실에 나오는 사람들이 있더라. (아버지들이다.. 출근하는 모습이 그렇게 중요하다던데 그런 것 때문인가보다)

내심 사무실이 아예 싹 다비워져 있을 줄 알았는데 간간히 사람들이 돌아다니면서 심지어 날 알아보고 인사를 건네서 조금 놀랐지만 아주 멀쩡하게 사회인의 모습으로 그리고 아무렇지도 않게 잘 있다가 왔다.

회사 구내도 먹어도 된다고 해서 야무지게 삼계탕도 먹고 왔다.

짐이 생각보다 많아서.. 회사는 한번 더 갈 예정이다.

그리고 아주 아무렇지 않아서 내심 뿌듯했다. 많이 치유된 것 같다.


사실 엊그제 또 괴롭힌 애들이 졸라 찌질하게 찌질한 짓을 했다고 누가 이르는데

아무런 생각이 안 들었다. 예전 같았으면 또 들숨을 내쉬고 난리를 쳤을 텐데 아우 병신들 뭐 그정도 반응으로 수렴이 되더라. 확실히 나는 나아가고 있는 중인 것은 맞는 것 같다.

그래서 바람이 불어치고 올해의 첫눈을 딱히 낭만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맞이했지만 괘념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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