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갯짓의 이유

필연의 고통

by kerri



<날갯짓의 이유>



어둡고 조용한 고치 속,
나비는 홀로 몸부림친다.
숨 막히는 그 작은 틈에서
끝내 스스로 문을 열어야 한다.

누군가의 손길이
조금만 도와주면 될 것 같지만,
찢긴 고치에서 나온 날개는
결코 날 수 없다.

고통스러운 날갯짓이
근육을 키우고,
그 힘으로 하늘을 향해
첫 비상을 준비한다.

삶에도 있다,
스스로 감당해야만 하는 통증.
피하고 싶어도 지나야 하는 고통.

그러나 그 지나감 뒤에는
햇빛이 기다리고,
날개는 빛을 받아 반짝인다.

필연의 고통은
결국 행복을 위한 예고편이기에,
오늘도 나는
내 고치를 스스로 찢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