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어른의 속마음)
>> 강해 보여야 했던 아이.
그 아이 안에 고요히 가라앉은 불안.
언제부터인가 어린 어깨 위에 내려앉은 두려움.
엄마보다 먼저 어른이 되어버린 딸은
겉으론 아무렇지 않은 듯 “나중”을 말했지만,
그 말 안에 숨어 있던 울음을 나는 대신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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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나중에 아프면 어떡해?”
내가 물었을 때
엄마는 웃으며 말했다
“그건 나중에 걱정해도 돼”
나는 알고 있다
그 “나중”이 생각보다
금방 오는 걸
형제자매가 많은 친구들은
번갈아 병문안 간다는데
나는 혼자다
한 사람씩 돌아가며
마음을 나눌 틈도 없이
나는
언제나 처음이자 마지막이어야 한다
엄마 아빠가 늙어가는 걸
내 눈이 먼저 알아채고
내 마음이 자꾸
앞질러 아프다
알바를 백 군데 넣어도 연락이 없고
경제는 얼어붙었고
아무도 내 인생을 대신 살아주지 않는데
나는 누군가의 마지막이 될
병원 침대 옆에
혼자 서 있을 걸
자꾸 상상한다
누가 나를 대신 안아줄까
누가 나에게
괜찮다고 말해줄까
나는
외동이 아니라
어쩌면
외로운 짐 하나를 품고
조용히 철든
가장 빠른 아이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