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남겨질까 봐, 너는

(너보다 내가 더 두려우면 안 되는데)

by kerri


>> 딸은 아직 말하지 않지만
엄마가 없어진 이후를 상상할지도 모른다.
외동인 너를 떠올릴 때면 나 역시,
두려움이 가슴 끝까지 차오른다.

이 시는, 네가 홀로 마주할지도 모를
그날을 미리 안아보는 엄마의 속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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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남겨질까 봐, 너는>



“엄마, 나중에 아프면 어떡해?”
딸아이가 물었다
툭,

그 말이
가슴속에 툭,

떨어졌다

무심코 웃으며
“그건 나중에 걱정해도 돼”
라고 말했지만

나는 순간
울고 싶었다

이 아이는
내게 철이 없길 바랐는데
벌써부터
마음의 짐을 세고 있었다

형제도 없이
세상의 일도 버거운 나이에
부모의 마지막까지
혼자 짊어질까 걱정하는 딸

그 마음이
너무 예뻐서
너무 아파서
나는
내가 아픈 상상보다
너를 남겨두는 상상이 더 두려웠다

가끔은
너를 위해 동생 하나 만들어줬으면
하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이제 와서
나는 그저 바라기만 한다

너는
어떤 짐도 홀로 안고 가지 않았으면
누군가 너에게
“내가 옆에 있어”
말해주었으면

네가 혼자라도
외롭지 않은 사람으로
살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