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함께 볼 게이 '알카자쇼'는 남편 보다 내가 더 많이 기대를 하고 있는 것 같다. 파타야는 참으로 순수와 타락이 다 같이 있는 도시이다. 아이들과 아무생각없이 마음껏 신나게 놀 수 있는 것도 가능하고 음흉하게 실컷 환락을 즐기다가 조용히 입닦고 아무짓도 없었듯이 천사의 탈을 쓴 뒤 유유히 한국으로 돌아 올 수도 있는 도시이다.
핸드폰으로 예매 사이트에 내적 갈등을 일으키며 거래를 성공한 뒤 약속 시간 보다 20분 일찍 도착하여 공연장옆 편의점에서 누군가를 기다렸다. 태국엔 편의점이 일본 브랜드인 세븐 일레븐 천지이다. 더운 날씨로 아이스 바 하나를 사서 물고는 접선 하듯이 누군가를 기다렸다. 마침 그때 우리처럼 접선하려고 하는 한 젊은 여자분을 발견하고는 갑자기 동지애를 느꼈다.
잠시후 살짝 50대는 되어 보이는 한 남자분이 티켓을 들고는 우리에게 다가 왔다. 거래 카드가 내 이름이니 영어식으로 한국이름을 겨우 부르며 표를 건네주었다.
"리이 션 저 엉 맞아요?"
소심하고 자신감이 부족한 내가 타국 땅에서 뭔가 일을 야무지게 성취한 느낌이라 어깨가 으쓱해졌다.
그게 뭤이라고! 하지만 나에겐 그건 무엇이었다! 이미 한 쪽 주차장에선 대형버스에서 내린 관광객들이 일제히 가이드의 도움을 받으며 쇼장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성공적으로 입구를 통과한 우리들은 무대를 기준으로 각자의 자리에 앉았다.
잠시 후 실내의 불이 꺼지면서 음악과 더불어 무대가 열리며 그녀들의 화려한 등장이 시작되었다. 인형같은 복장과 좀 더 각선미가 잘 드러 날 수 있는 매끄러운 팬티 스타킹을 신은 늘씬한 다리와 앞뒤 10cm는 될듯한 굽높은 구두를 신은 여인들이 음악에 맞춰 공작같은 화려한 날개를 흔들며 내 눈앞에서 춤을 추었다.
음악이 나를 홀리는지 그들의 아름다운 몸매가 나를 홀렸는지 1시간이 넘는 공연시간은 번개처럼 지나갔다.
공연동안에 내가 좋아하고픈 여인을 더욱 주시하게 되었고 이 공연이 끝난 뒤 100바트를 주고라도 그녀와 사진을 찍고 싶어졌다. 그렇게 좀 유치하고 싶어졌다.
20년전에 봤던 게이는 두려움이 드는 남자같은 남자였지만 이번 여인은 여자같은 남자였다. 섹시한 웃음으로 나에게 손짓하는 그녀를 보며 남편에게 말해보았다.
"여보~~ 사진 함 찍자"
남편은 줄행랑으로 화를 내며 도망가고 뻘쭘히 남은 용감한 나는 아름다운 그녀와 가까이 서 그녀의 화장품내를 느끼며 서너컷을 함께 했다.
참으로 아름다운 그녀의 손에 100바트를 지어주며......
내 손으로 하나씩 만들어가는 파타야의 적극적인 여행을 대견해 하며 맛난 태국 음식이 기다리는 '파타야 21'백화점을 향해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