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타야 외곽 지역 돌고래 쇼를 보며

나를 들여다보다.

by 순정도경

다시 시작된 타국에서의 하루를 어찌 보낼 것인가 고민이다. 내가 만드는 하루를 남편이 잘 따라와 주는 것은 그런대로 여정이 나쁘지 않아서 일 것이다.


남편이 투덜이란 것을 35년을 함께 살면서도 몰랐는데 자식들이 객관적으로 붙여 주니 그제야 알게 되었다. 그런 남편과 하루를 무탈하게 보낸다는 건 이 여행이 잘 진행될 것이라는 암시 같아 안도감도 들었다.


손재주가 타고난 남편, 야무진 남편, 예리한 남편은 늘 나의 두리뭉실한 행동이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고 제법 괜찮게 했다 싶은 일이나 손재주를 발휘한 손뜨개도 본인의 기준에 비추어 판단하니 평생 그의 입에서 칭찬이란 들어 본 적이 없는 듯하다.


나흘 째 날은 밝아 왔고 시간 부자인 우리는 인터넷 검색 끝에 '진리의 성'과 파타야시내에서 약간 떨어진 '돌고래 쇼'를 보기로 정했다. 이번에도 조심스럽게 선택한 이 일정이 나쁘지 않기를 바라면서......


이젠 파타야가 익숙해지고 있다. 관광으로 먹고사는 태국은 전혀 외국인에겐 관심도 없다. 그냥 우리를 현지인처럼 취급하니 한국의 통영이나 거제에 있는 것처럼 편해졌다. 걸어 다닌다는 것은 그 길에 내 발자국을 야무지게 남긴다는 것 말고도 더 많은 정보를 두 눈으로 얻게 해 줘 그 지역이 내 것이 되게끔 했다.

게다가 난 혼자가 아닌 나의 편 남편이 있지 않은가!


사실 남편을 너무 많이 의지하다 보니 결국엔 그 쉬운 마트 가서도 무얼 살지 모르는 선택불능자가 되었었다. 웃기게도!



'진리의 성'은 언제든지 갈 수 있지만 '돌고래쇼'는 일정이 정해져 있었기에 돌고래 쇼를 기준으로 행동하기로 했다. 먼저 2시에 시작하는 돌고래 쇼를 보기 위해 간단 점심을 파타야 21에서 즐기고 셩태우가 아닌 '그랩 택시'를 불렀다. 익숙한 파타야 시내만 다인 줄 알았는데 도심을 살짝 벗어나니 전혀 접해 보지 않은 세계가 내 눈에 들어온다. 여행이 주는 재미는 생각지도 않은 또 다른 곳을 예기치 않게 만나게 되니 뇌가 즐겁다.


흐린 날씨라 챙겨간 우산이 도착한 돌고래 쇼 장엔 한바탕 비가 와 제 역할을 발휘할 수 있었고 일찍 도착한 쇼장에서 여유를 즐길 수 있었다. 덕분에 돔으로 만들어진 세트장을 둘러보고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고 둥근 좌석을 기준으로 푸른 물이 가득한 쇼장도 편안히 지켜본다.


잠시 후 무대 위에 러시아 사람인 듯한 사육사가 등장했고 물개 두 마리도 나타났다. 사육사의 지시에 알아듣는 듯 하나가 되는 모습들을 보여 주었다. 그들의 요구에 완벽히 따르는 물개들의 행동엔 언제나 사육사의 보상이 주어졌고 그들은 쉼 없이 먹이를 기다렸고 먹어 치웠다.


엑스트라였던 물개들이 떠나간 자리에 미끈하게 잘 생긴 주둥이 속 이빨이 가지런한 돌고래 네 마리가 쇼 장의 물속을 배회하고 있다. 사육사가 휘슬을 부니 유유히 무대 위로 물을 가르고 등장했다.

잘 훈련된 그들과 하나가 되어 그들의 주둥이에 친절한 주인님들을 태우고 물 위를 날아올라 주인님을 부웅 띄운다. 그리곤 다시 주둥이에 그들을 싣고는 무대 위로 보내준다. 종이 다른 그들의 엄청난 묘기를 동심으로 지켜본다.


'과연 그들의 훈련은 얼마나 반복이 되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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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사람에겐 인격이 있지만 돌고래엔 돌고래 격도 있어야 한다'는 기사가 기억이 났다.

1시간의 동물과의 멋지게 화합하는 쇼를 지켜보며 그렇게 훈련시키는, 훈련받은 인간과의 단결된 우정 같은 정을 지켜보며 우리들 없이 혼자 내 버려져 있는 나의 털 복숭이 반려견 뿌찌가 떠 올랐다.


그다지 하나가 되어 있지 않은 엉성한 관계가!

늘 엄청난 모성애로 보호만 해 주는 나의 세련되지 않은 훈련 방법을!

그리고 지금 이 순간 무작정 나를 기다리고 있을 뿌찌에 대한 미안함을 안고 쇼장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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