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롯이 지금보다 젊고 어리던 나의 선택
로버트 프로스트 가 쓴 시 ‘가지 않은 길’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 중 하나다. 노랗게 물든 숲에서 두 갈래 길을 만난 여행자는 두 길 중 사람이 밟지 않은 한 길을 선택한다. 1번 선택하면 되돌아올 수 없는 그 길을 훗날 돌아보았을 때 ’언젠가 그 선택이 모든 것을 달라지게 했다 ’ 고 한숨지으며 말할 것이라 고백한다.
사람은 살면서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는 선택을 하게 되고, 수많은 선택의 순간에도 그 선택이 자신의 삶을 어디로 이끌지 모르는 채 다시는 되돌아갈 수 없는 인생을 살아가게 된다. 시간이 흐르고 흘러 한참 지난 다음에야 자신의 선택에 후회로 한숨짓기도 하고 회한의 미소를 짓기도 한다. 그래도 온전히 그 길을 걸어온 것은 오롯이 지금보다 늘 젊고 어리던 나의 선택이었기에 존중해 줄 수밖에 없다.
그러나 늘 마음 가슴 한 구석에 꺼지지 않는 불씨처럼 남아있는 것은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아쉬움과 미련이다. 만일 내가 그때 그 길이 아닌 다른 길을 선택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마음에 다시 그 두 갈래 길이 나 있던 숲길로 먼 시간의 흐름을 거슬러 돌아가 본다.
두 갈래 숲 길을 지나 내 삶을 바꾼 많은 선택에 갈림길에 통해 다다른 지금의 나의 길은 아직도 가지 않은 길로 이어져 있다. 30년 전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보지 않은 길’을 처음 읽었던 그 순간처럼 나는 지금도 똑같이 두 갈래 길이 난 숲 길에 서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