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대체할 수 없는 직업
아이돌은 대체될 것이며 그래도 되는가
가족들과 이야기를 하던 도중, 미래에는 로봇과 Ai(귀찮으니 둘을 통틀어서 대충 ai라고 부르겠다. 둘을 엄연히 다른 것이라고 찡찡댈 것이면 읽지 마시길.)가 여러 직업을 대체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나는 문득 내가 가장 좋아하는 직업인 '아이돌'이 대체될 것인가라는 궁금증과 불안함이 들었다. 그래서 아이돌이라는 직업을 과연 ai가 대체시킬 수 있을 것인지 생각해 보았다.
아이돌이란 그 자체로 상품화되는 직업임과 동시에 많은 불특정 다수와 관계를 맺고 주고받는 직업이다. 아이돌이라는 직업에서 물론 노래와 춤도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나는 이 글에서만큼은 팬, 대중들과의 ‘관계’에 집중해 보고 싶다.
사람들은 아이돌이 완벽하길 원하고 아이돌에게서 조금의 흠이 보인다면 가차 없이 외면하며 상품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상품성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 ai가 아이돌이 되면 더 이득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틀린 말은 아니다. ai는 한번 만들면 사람에 비해 추가비용이 많이 들지 않을뿐더러 오래 활동을 이어갈 수 있고 24시간 모든 부분이 통재가 가능해 사고나 논란이 발생할 위험도도 확실히 적다. 하지만 팬들은 대부분의 대중들과 다르게 아이돌의 인간적이면서도 어딘가 허술해 보이는 부분에서 매력을 느끼기도 한다. (이것은 아직 ai들은 구현할 수 없는 불규칙성을 뛰는 것들이다.)
팬들에게 내 아이돌의 '인간적이 모습'은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포인트이다.(괜히 아이돌브이로그 컨탠츠가 잘 팔리는 것이 아니다.) 밥을 먹고 일 외의 일상을 즐기고 그 일상 속에서 사소히 보이는 '나'와 비슷한 면들을 볼 때면 일상을 공유한 듯 더 가까워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고 이 '느낌'은 유대감으로 자라게 된다. 이 모든 것들은 아이돌이 '사람'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저 행동들을 ai들이 했다고 생각해 보자, 진실성 없고 그저 짜이고 만들어진 것이라는 느낌이 들것이다. 이 '느낌'은 ai 또한 인간과 같은 것이라는 인식이 박히기 전까지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결국 ai는 ai고 인간은 인간이니까.
덕질하는 사람들의 가슴을 뛰게 하는 것은 무엇보다 팀의 ‘서사’이다. 어떻게 연습생이 되었고 데뷔 과정에서 겪었던 고생들과 피땀 흘린 연습들, 그것들을 이겨내고 온전한 ‘노력’이라는 ‘재능’으로 일궈낸 이야기를 팬들은 듣고 싶어 한다. 그리고 각 멤버만의 인간적인 특징과 사람다운 모습을 사랑하며 멤버 서로 간의 ‘관계’에서 팬들이 느낄 수 있는 도파민을 원한다. 나는 이 도파민을 사람이 아닌 ai가 채우기는 무리라고 생각한다. 아직 내가 나를 만족시킬 ai를 보지 못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겠지만 어찌 됐든 아직까지 나의 생각은 그렇다.
이렇기 때문에 결론적으로 ai는 ‘아이돌’이라는 직업을 대체시킬 수 없다. 단순히 노래하고 춤추는 것을 떠나서 팬과의 ‘관계’를 형성하고 그 ‘관계’ 속에서 상호작용이 나타나는 것은 아직까지 ai가 구현할 수 없을뿐더러 ai가 개입하고 만들어 낸 서사와 관계들은 본연의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 ai가 아무리 이야기를 지어내고 만들어 보아야 그것은 ‘사실’이 아닐뿐더러 우리도 그것이 사실이 아닐 것이라는 생각을 할 것이다. 그리고 ai는 구현할 수 없는 ‘사람다움’을 팬들은 계속 원할 것이다. ai가 사람 같아질 수는 있을지언정 사람은 아니기에 나는 ai가 사람 대 사람의 관계를 중요시하는 ‘아이돌’이라는 직업을 대체할 수 없고 대체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앞으로 과학과 기술은 더더욱 발전하여 언젠간 아이돌도 ai로 대체될 수도 있다.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어 ai=인간이 될 수도 있다. 실제로 지금도 비록 ai는 아니지만 애니메이션 이미지를 쓴 버추얼 아이돌이 생겨나기도 한다. 에스파처럼 ai가 제 n번째 멤버라는 컨샙을 가져오기도 한다.
하다못해 감정을 표현하고 연기하는 직업의 ‘배우’또한 ai로 대체될지 모르는 이 과학의 폭풍 치는 미로 속, 당신이 사랑하는 직업은 ai가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 직업을 ai가 대체해도 된다고 생각하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