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가 이상한 거야

이해가 안 될 때 기억할 말

by 박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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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을 것 같은 무더위가 지속된 여름이었는데, 창문을 꼭꼭 닫고 자야 할 만큼 찬바람이 분다. 세상에 끝나지 않을 고통만 계속될 것 같아도 하루만 살아내다 보면 시간은 지나고,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잊힌다. 그때 그렇게 힘들었지란 생각보다 별것도 아닌 일에 내가 그렇게 힘들어했구나라는 생각이 들 때가 더 많다. 내가 조금 더 지혜로웠다면 그 일에 대처방법이 달랐을 텐데, 어리고 경험 없던 나의 모습이 부끄럽기도 하다. 나는 많이 성장했을 것 같으나 여전히 그대로인 모습도 많다.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그렇다. 잠깐 만나거나 큰 인연이 아닌 경우, 지나가는 수많은 사람에게 이래야 한다를 강요할 수는 없지만 매일 보는 사람에게는 요구하는 것이 있다. 직장 생활을 함에 있어서는, 지각은 하지 않는다 같은 사소한 것인데 그것이 지켜지지 않을 때 나는 그를 이해하기 어렵다. 학생은 아파도 학교에 가야 한다고 배워온 세대라 그런 걸까? 코로나 이후 아픈 아이는 학교에 보내지 않지만, 학교에 가야 할 때 지각을 해서는 안된다와 같은 건 기본이니까.


동네 동생과 밥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했다. 내가 어떤 마음으로 직장을 대하고 있는지, 왜 더 열심히 하고 싶은가와 같은 이야기들을 듣던 동생이 말했다.

"누가 언니처럼 일하냐? 다 편하게 하려 하고, 일이 많아지는 걸 싫어하지. 언니가 이상한 거야."

"언니나 나 같은 사람은 일을 안 하고 시간을 때우는 걸 싫어하지만 대부분 직장인들은 일이 더 늘어나는 걸 싫어할걸. 언니 때문에 일이 늘어나는걸 언니랑 같이 일하는 사람은 불편할 수도 있어."


나의 어떤 부분이 타인에게 불편을 줄 수 있을 거라 생각은 하지만, 타인의 입에 나오는 말로 듣는다는 것은 더 현실성 있어 좋았다. 언니가 이상한 거야라는 말에서 내가 욕심을 부리고 있다는 것도, 나와 달라 이해가 안 된다는 말도 입안으로 쏙 들어가 버렸다. 의무와 책임으로 직장 생활을 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면서 매일을 이벤트처럼 재밌게 살고 싶은 건 아직도 철없는 40대 중반 아줌마의 꿈이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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