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살, 다시 부모님과 살다
“나 집에 들어와서 살까? “
밥 먹으면서 아무렇지 않게 던진 한마디에 식사를 하던 가족들 사이에 아주아주 찰나의 정적이 흘렀다.
그리고 다들 아무렇지 않게 식사를 이어가는 와중에 아빠가 말했다.
“너 들어오고 싶으면 언제든 들어와 “
이유 같은 건 묻지 않았다.
“근데 내방이 없잖아”
“그까짓 방 금방 만들지. 말만 해”
이 집에 내가 살지 않은지 거의 10년이라 내방이었던 공간은 없어진 지 오래였다.
“그럼 나 들어올래”
이 말 한마디에 아빠는 ’ 그래 ‘하고 짧고 담담하게 대답한 후 하던 식사를 이어갔다.
그 이후 별다른 말 없이 나는 또 손님처럼 엄마가 해주신 반찬을 바리바리 싸들고 부모님 집을 나섰다.
그리고 다음날 엄마에게 연락을 받았다.
내가 쓸 방을 정리하고 도배도 벌써 하고 있다고. 언제든 준비되면 들어오라며.
(엄마는 이때 별일 있는 건 아닌지 넌지시 물어보셨다)
아빠는 어쩐지 조금 들뜬 것처럼 느껴졌다.
생각해 보니 아빠입장에서는 작은딸과 함께 산 것이 거의 15년 전이었으니. 내심 반가웠을까?
거처를 옮긴다는 것은 하루아침에 되는 일이 아니었다.
아빠는 성격이 조금 급하기도 한터라
금세 내 방을 준비하곤 언제 들어올 거냐며 성화였으나
나는 방에 들어갈 침구와 가구 등을 꼼꼼히 골랐고
모든 가구가 완벽히 준비되었을 때 들어갈 심산이었다.
키우는 반려묘에게 괜한 스트레스를 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게 약 두 달의 시간이 지나 드디어 부모님 집에 들어갔다.
올해부터는 최대한 부모님과 살 부대끼며 많은 시간을 보내야지.라는 새해 다짐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