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감미료 속 당분, 세균 번식 환경 조성해
고칼로리의 음식은 거리낌 없이 주문하면서, 일말의 양심으로 제로 코크를 선택하곤 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제로 칼로리 음료는 코카콜라 정도밖에 없었던 것 같은데 탄산수 시장이 커지면서, 인공감미료를 더한 각종 제로 칼로리 음료들이 쏟아지고 있다. 당분도 0, 칼로리도 0. 나름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있어 이런 제로칼로리 음료는 한 줄기의 빛과도 같다. 당분이 0인데도 불구하고, 인공감미료가 함유되어 보통의 음료와 과히 견줄만하다. 그렇다. 제로칼로리 음료도 맛있다. 무려 0kcal 인 주제에 말이다.
고 칼로리여야 맛있다는 공식을 과감히 깨준 제로칼로리 탄산음료들를 날이 더워지면서 더욱 주저 없이 마시게 된다. 당뇨 환자 등 당질을 제한해야 하는 환자들도 마시는 음료 아니던가.
그런데, 얼마 전 슬픈 소식을 들었다.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제로 칼로리 음료가 혈당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했었다. 때문에 당뇨환자를 비롯한 많은 이들에게 보통의 탄산음료 대체제로 많은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최근 연구 결과 안심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내려졌다는 것이다. 그러니 당뇨가 있다면, 제로 칼로리 음료 역시 자제하는 것이 좋겠다.
자, 그렇다면 이런 제로 칼로리 음료, 당뇨를 앓고 있는 사람들만 주의해야 할까. 답은 NO! 설탕 대신 인공감미료로 단맛을 때는 제로 칼로리 탄산음료는 직접적으로 충치를 유발하진 않는다. 그러나 강한 산성으로 인해 치아 부식이 일어날 수 있다. 산성이 강한 음료를 자주 마시면 치아의 겉 표면인 법랑질이 세세히 녹는다. 이 녹은 부위로 세균이 서식하게 되는 것이다. 세균에 잠식되어버리면 충치가 생기기 쉬운 환경이 조성된다. 즉, 직접적인 충치 유발은 안 한다 하더라도 결국엔 치아가 상하고, 잇몸도 약해진단 의미이다.
흔히 치아와 잇몸은 입 속 건강에만 영향을 미친다고 오인한다. 그러나, 알고 보면 입 속에서부터 세균이 타고 들어가 말만 들어도 무서운 각종 전신질환을 야기한다. 물론 제로칼로리 음료 한 잔 마신다 해서 당장, 잇몸이 약해질 시 쉽게 노출된다고 알려진 뇌졸중을 비롯 치매, 심혈관 질환 등이 생기진 않겠지만 주의할 필요는 있다. 왜? 앞서 말했듯 강한 산성에 장기간 노출될 시 세균이 서식할 환경이 조성되고 더욱 쉽게 충치나 잇몸질환이 생기기 때문이다.
자, 그렇다면 제로칼로리로 마저 선택해야 했던 탄산음료를 건강하게 바실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그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치아에 닿지 않도록 빨대를 사용하는 것이다. 물론 가장 좋은 방법은 제대로 된 양치질이다. 입 안에 달콤함이 남아 있다는 것은 당이 남아있단 의미다. 이렇게 당이 남아 있을 때 입 안은 산성으로 변할 준비를 마친다. 이에 주의를 요한다.
입에 단 건 몸에 쓰다는 옛말처럼 강한 단맛이 날 수록 구강을 산성으로 만들어 세균 번식을 용이하게 한다. 그러나 산이 생긴 상태에서 바로 양치질을 하면 치아에 자극이 가해 지므로 일단은 물로 헹궈야 한다. 그 후 30분 정도 시간을 보낸 뒤에 양치질을 하는 것이다. 양치질 시에는 칫솔로 음식물이나 음료가 닿은 치아 표면을 잘 닦아주고 칫솔이 잘 닿지 않는 곳 즉 치아 사이사이나 치아와 잇몸 사이는 치실이나 치간칫솔을 사용해야 한다.
집이 아닌 곳에서 꼼꼼한 양치질은 아무래도 쉽지 않을 테니, 고칼로리이든 로우 칼로리이든 혹은 제로 칼로리이든 어찌 됐건 탄산음료 섭취를 자제하고 여의치 않게 마시게 되었다면, 빨대를 사용하자. 만약 그마저도 힘든 경우에는 음료를 마신 뒤 물로 충분히 헹궈주는 수고를 기꺼이 감내하자. 달콤하고 청량한 탄산음료 뒤엔 세균에 잠식당해 처량한 잇몸이 기다리고 있을 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