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일 임플란트의 한계
뭐든지 빠른 것이 각광받는 세상이다. 삶을 대하는 태도 전반에서 빠른 것을 선호하다 보니 의료 쪽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사실 너무나 바쁜 현대인들이기에 치료에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것을 낭비라 생각한다. 당장 치료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무작정 치료를 미루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모두가 알고 있듯 이는 매우 위험한 처사다.
빠른 것만이 능사는 아닌 동시에, 무작정 통증을 방치할 경우 더 큰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 따라서 불편함이 느껴지는 즉시, 얼마의 시간이 들든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치료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회복에 있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드는 것을 아까워해서는 안 된다.
치아를 뽑고 나서 바로 임플란트 뿌리를 식립 하는 것을 당일 임플란트라고 한다. 이를 빼면서 즉시 식립 한다고 해서 발치 후 즉시 임플란트 혹은 원데이 임플란트라고 불리어진다. 임플란트 뿌리는 나사 형태로 되어 있다. 이 나사는 뼈가 충분하지 않아도 고정할 수 있다. 나무에 못을 박을 때, 꽉 박지 않아도 서 있듯 말이다.
임플란트 역시 뼈가 부족한다 해도 세워놓을 수 있다. 즉 그저 세워놓는 것만으로 끝이 아니라 인공치근이 다 묻힐 수 있게 그래서 견고히 고정될 수 있게 뼈이식 재로 주변을 채워줘야 한다. 이를 뼈이식 임플란트라고 한다.
많은 환자들이 발치 즉시 임플란트를 식립 하는 원데이 임플란트를 희망하지만 잇몸 양이 부족할 경우 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당일에 뼈이식 재까지 채워준다 해도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생길 수 있다. 임플란트랑 뼈이식재랑 붙질 않고 감염이 되어 염증이 생긴 경우가 그러하다. 즉, 당일에 바로 수술이 가능하냐 물으면 그 대답은 예스이나, 그만큼 리스크가 올라간다. 실패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또 인공치근을 식립 할 때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단순히 뿌리를 세우는 것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위치를 면밀히 파악해 심어야 한다. 적절한 위치에 심지 않으면 뿌리가 고정되고 난 후 치아보철을 올릴 때 잘 맞지 않은 경우가 있다. 이것이 또 실패 원인이 된다. 만약 뿌리 심고 바로 보철을 올린 경우 주변 뼈들이 녹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처럼 당일에 모든 것을 마무리하는 치료는 실패할 확률이 높아진다.
사실 뼈의 양이 부족해 뼈이식을 많이 한 경우, 발치 당일에 치아보철까지 올리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소량의 뼈이식을 하고 그 위에 치아보철을 올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도 리스크는 커진다. 앞서 언급했듯 수술 부위 인접 뼈들이 힘을 받아 내려가기 때문이다. 이렇게 잇몸이 내려가게 되면 그 부위에 염증이 생길 위험이 커진다. 단순히 빨리 끝내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하루에 모든 것이 완성되는 치료를 선택해서는 안된다. 이런 위험요소들을 알고 선택해야 한다.
그렇다면 뼈이식은 무조건 선행해야 하는 것일까. 답은 그렇지 않다. 뼈이식을 먼저 하는 게 유리한 경우가 있고, 가만히 둬도 저절로 뼈가 차는 경우도 있다. 만약 양옆 치아가 건강히 자리하고 있는 상태에서 치아를 뺀 경우라면 이 자리엔 뼈가 잘 차오른다. 즉 치아를 발치하고 난 뒤 잇몸이 웅덩이처럼 양옆 치아 있이 푹 파여있는 곳은 잘 차오르나 평지인 경우엔 저절로 차오르지 않는다. 이때는 뼈이식 진행해야 한다. 즉, 임플란트는 뼈가 어느 정도 회복된 뒤에 수술하는 게 제일 안정적이다. 다만 이 경우 전체적인 치료 기간이 오래 걸린다.
잇몸뼈 자체가 얇은 앞니의 경우 심미성이 중요한 부위다 보니 하루에 모든 치료를 다 마무리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외의 치아, 어금니처럼 다근치의 경우는 지양하는 것이 좋다. 만약 반드시 빠르게 치료를 받고 싶다면 실패 확률에 대한 위험부담을 안고 치료에 임해야 한다.
빠른 것을 선호하는 세상이라 해도, 치아에 있어서 만큼은 신중과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천천히 원래의 내 것으로 회복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차근차근 스텝을 밟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