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플란트 시기를 놓치면..
모든 것에는 다 '때'가 있다. 내 눈앞에 보이는 모든 것, 내 손이 닿는 혹은 닿지 않는 만물에 때가 있다. 나에게도 때가 있다. 외면뿐만 아니라 내면에도 그렇다. 그런데 오늘 말하고자 하는 '때'는 더러움이 아니라 시기다. 그것도 치료 시기 말이다.
특히 이가 빠지고 난 뒤, 치료 '때'는 너무나 중요하다. 이가 빠지고 나면, 모든 것이 달라진다. 단순히 '어, 이가 없네'로 끝나지 않는다. 이를 뺀 자리는, 뿌리가 치조골에 자극을 주지 못한다. 치아가 씹는 힘을 받게 되면 이 치아 주위에 있는 치주 인대가 뼈를 자극해 뼈들의 볼륨을 유지하는 그런 기능을 발휘한다. 그런데 이가 없으면, 더 이상 치아 주변에 있던 뼈가 자극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뼈들이 조금씩 흡수가 된다.
시간이 더 지나게 되면 당연히 뼈는 더 많이 흡수가 될 거고, 볼륨도 줄어들게 된다. 뼈의 폭도 줄어들고 뼈의 높이도 낮아지는 식으로 변화가 생기는 것이다. 그래서 '때'가 중요하다. 만일 제때, 즉 발치 후 바로 임플란트를 심는다면 어떠한 부가적인 치료 없이 그냥 편하게 임플란트를 심을 수 있다. 그런데 그 시기를 놓쳐, 오래 있다가 심게 되면 뼈 이식 등의 부가적인 시술이 필요하다. 이 경우 치료기간 + 비용 그리고 통증이 더 커진다.
예전에 브릿지 치료를 했던 분은 이 뼈의 중요성을 체감한다. 잘 사용하다 브릿지가 문제가 되어서 뜯어 내고 그 자리에 임플란트를 하려고 보니까 뼈가 너무 얇아진 것이다. 그러면 그 발치와 부위에 뼈이식을 불필요하게 많이 해야 한다. 통증도 훨씬 심하고 치료 과정도 복잡해지게 된다. 시간이 흐를수록 뼈가 흡수되는 양이 많아지기 때문에 되도록 이를 뺀 후 바로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왜? 앞서 말했듯 치료 기간도 늘어나고 비용도 커지고 훨씬 아프다.
발치 후 그냥 방치했을 때 생기는 두 번째 문제는 치아 이동이다. 치열에 공간이 있는 채로 계속 사용하다 보면 그 공간을 메우는 방향으로 치아들이 움직이게 된다. 그래서 이를 뺀 자리로 치아가 쓰러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즉 양 옆 치아가 있는 상태에서 가운데 치아가 빠지면 양옆에 있던 치아들이 점차 빈 공간 쪽으로 쓰러지게 된다.
또 위든 아래든 반대편에 있는 맞물리는 치아도 점점 내려와서 그 자리를 폐쇄하는 방향으로 치아가 이동을 하게 된다. 이런 상황의 경우, 임플란트를 심을 수는 있다. 그러나 뿌리를 심고 난 뒤에 인공 보철물을 올릴 수 있는 공간이 너무 협소하다. 맞물리는 치아가 내려왔기 때문에 짧게 만들어진다거나, 아니면 폭도 좁아진 형태로 만들 수밖에 없기 때문에 심미적으로도 기능적으로도 불편한 치료가 된다.
때문에 치아교정이 필요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발치 후 바로 임플란트를 심게 되면 단순한 임플란트 수술로 끝이 나지만 발치 후 시간이 오래 흘러 치조골 흡수가 된 경우에는 뼈 이식 외에 교정치료가 필요하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즉 우리가 치아를 비어둔 채로 오래 방치하면 어떠한 경우에서든 부가적인 치료가 필요하게 되고, 불편한 상황과 직면하게 된다.
치아가 빠지면 최대한 빨리 취해야 한다. '때'를 놓치면 그 놓친 만큼 감당해야 할 대가가 너무 크다. 구태여 어렵게 돌아갈 필요 없지 않은가.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