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은염이 치주염이 되면 위험해요!
잇몸질환은 감기만큼이나 흔한 질병이다. 질병관리본부가 실시한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30대 이상 성인의 약 80%가 치주질환을 경험했다고 하니, 내 옆자리의 누군가도 분명 잇몸질환에 괴로운 적 있었을 것이다. 혹은 지금 이 순간에도 참고 있을지 모른다.
우리는 누구나, 살면서 한번쯤은 잇몸에서 피거나 거나 붓는 등 크고 작은 잇몸질환으로 불편함을 느꼈다. 평소에 위생관리를 잘해야 한다, 주기적으로 스케일링을 받아야 한다, 불편한 것이 없어도 정기검진 오셔야 한다 말씀드리지만 사실상 지켜지기가 쉽지 않다.
왜? 일단 우리는 치과를 무서워한다. 아파도 찾기 힘든데, 아프지 않은 상태에서 구태여 치과에 오고 싶은 이가 누가 있겠나. 그럼에도 와야 한다. 초기 치주질환은 크게 자각증상 없이 그저 불편한 정도이다. 문제는 이런 불편함을 그냥 좌시했을 때, 잇몸뿐만 아니라 치아마저 위협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치주질환 즉 풍치는 진행 정도에 따라 치은염과 치주염으로 나눌 수 있다. 치은염은 정도가 가벼워 비교적 쉽게 회복이 가능하다. 치주염은 치은염이 심해져 잇몸은 물론 잇몸 뼈까지 염증이 진행된 상태를 말한다.
비교적 증상이 가벼운 치은염의 경우 치료도 쉽다. 심지어 스케일링만으로도 회복이 된다. 이 상태에서 치과에 오시면 괜한 고생을 하지 않으셔도 된다. 그러나 이런 상태를 그냥 넘겨, 치주염이 되어버리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단순히 위생관리나 스케일링, 컨디션 조절 등만으로는 회복이 불가하다. 보통 이렇게 염증이 치아, 잇몸, 잇몸뼈까지 퍼진 상태에서 내원을 하신다.
이 상태에서는 구취가 지속적으로 나게 되며 고름이 흘러나온다. 심한 경우 치아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그래서 풍치라고 부른다. 이렇게 치아가 흔들리는 지경에 이르게 되면 일반적인 치료를 통해서는 증상 개선이 힘들다.
치주염은 치아 주변에 생기는 염증으로 치석이 주원인이다. 그래서 양치를 잘하고, 스케일링을 주기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씀드리는 것이다. 치주염의 초기 자각 증상은 잇몸 부종과 출혈이다. 초기 내원 시 치석을 제거하는 스케일링이나 올바른 위생관리를 통해 회복이 된다.
그런데 이런 염증이 심해지면, 염증에 의해 잇몸뼈가 녹아내린다. 악화에 가속도가 빨라진다. 잇몸뼈가 녹아 흡수되기 때문에 치아 뿌리가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치아가 흔들리는 것이다. 이렇게 치아가 흔들리기 시작하면 염증은 더더더 심화되어 치아 뿌리 끝을 넘어간다. 결국 발치를 하게 된다. 이것이 일반적인 치주염의 과정이다.
그저 붓고 양치질 시 피가 나는 정도에서 내원하시면 정말 간단히 치료가 된다. 그런데 이러다 말겠지, 안일한 생각으로 계속 불편함을 참고 견디시면 결국엔 치아를 뽑아야 한다. 뽑는 것으로 결코 끝나지 않는다. 치아를 발치한다는 것은 잇몸이 녹아내렸다는 것이다.
잇몸 치료도 해야 하고, 비워둘 수 없으니 부족한 잇몸을 뼈이식으로 채워준 뒤 임플란트 수술을 해야 한다. 앞서 여러 번 언급했지만 초기 단계의 치료는 굉장히 단순하고 곧바로 회복이 된다. 나는 시간도 많고, 돈도 많고, 통증을 즐긴다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아프기 전에 불편한 단계에서 치료를 받는 것이 이롭다는 것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