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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line Jan 20. 2023

편함에는 대가가 따른다.

틀니 보다 훨씬 기능적인 인공치아, 임플란트 관리 방법

 세상이 참 편해졌다. 볕이 좋은 날을 기다렸다가, 양지바른 곳에 널던 지난날은 현대인에겐 향수에 가깝다. 건조기의 개발은 날씨와 상관없는 빨래를 가능케 했다. 인위적인 열을 가하여 빨래를 말려주는 건조기의 효능은 단순히 건조에 그치지 않는다. 


 자주 빨 수 없는 외투와 이불의 살균 기능과 먼지떨이 기능도 있다. 건조기는 그저 편의성을 제공하는 가전이 아니라 기능성을 갖춰 삶의 질을 상승시킨다.  



 예전에는 치아를 잃고 나면, 좋든 싫든 틀니를 해야 했다. 틀니 말고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한 두 개의 적은 수의 치아가 빠진 경우 브릿지치료를 통해 빠진 부위를 채워줬지만 치아를 전부 혹은 다수 잃은 경우 우리는 틀니를 해야만 했다.  


 틀니는 가격이 저렴하다. 또 잇몸까지 함께 만들어주니 나이가 들어 점차 부피가 줄어든 잇몸까지 회복된 듯 보인다. 물론 겉으로 보이기에 그렇다. 실제로 많은 어르신들이 틀니 착용 후 외모자신감을 되찾는다. 치아가 빠지고 나면 입매가 쏙 들어간다. 아래턱이 점점 나와 주걱턱 양상을 보인다. 그러나 틀니 착용 시 꺼져버린 잇몸이 회복되어 다시금 젊은 날의 나의 외모를 되찾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틀니는 불편하다. 단순히 불편한 정도를 넘어 아프다.  





 고정되는 부위 없이 잇몸과 틀니의 음압력에 기대하기 때문에, 입 안이 건조해도 툭 음식물을 씹다가도 툭, 너무나 쉽게 툭툭 빠진다. 게다가 자꾸 움직인다. 딱딱한 틀니가 한없이 약하고 여린 잇몸에 자극을 계속 가하니 잇몸이 아프다. 틀니 자체는 딱딱해도 잇몸이 아프니 씹을 수가 없다. 


 설상가상 치아를 잃은 잇몸은 점차 그 부피가 줄어든다. 틀니를 제작할 때와 사용할 때의 내 잇몸의 부피가 다르다. 그러다 보니 헐떡인다. 그 헐떡임을 마주 앉은 사람도 눈치챌 만큼 그 움직임이 심하다. 따라서, 틀니를 만들어두고도 사용 안 하는 경우가 꽤 많다.


 



 건조기의 등장으로 우리의 삶의 질이 높아진 것처럼 치과계에서도 변화가 있었다. 임플란트의 개발이 그것이다. 좋든 싫든 틀니를 선택해야만 했던 우리에게 임플란트라는 선택지가 생겼다. 기존 내 치아와 별반 다르지 않은 인공치아라는 신세계가 열린 것이다.  





 틀니는 말 그대로 기본이 되는 틀, 즉 잇몸 모양의 틀에 치아가 연결되어 있다. 그러나 임플란트는 우리의 원래 치아처럼 하나하나 독립적인 뿌리를 갖는다. 꼈다 뺐다 하는 틀니와 달리, 원래 내 치아처럼 고정되어 심어진 그 자리에 늘, 나와 함께 있다. 밤에는 뺐다가 아침에 다시 껴야 하는 수고를 덜 수 있단 의미다.   





 그러나 이 편함에도 수고는 따른다. 건조기에 비용을 지불하고, 내부 세척 등의 대가가 따르는 것처럼 우리 삶에 대가 없는 편함이란 없다. 임플란트는 관리를 요한다. 원래 있던 내 치아, 그 이상의 관리를 말이다. 


 인공치아라 충치는 생기지 않지만, 잇몸질환은 생긴다. 식 후 잇몸과 임플란트 사이를 꼼꼼하게 닦아줘야 하며, 스케일링을 주기적으로 더 자주 해줘야 한다. 우리 치아는 신경이 있어 문제가 생겼을 때 신호를 보내지만 임플란트를 신호를 보내지 않는다. 문제가 생겼음을 발견했을 땐 이미 늦었을 확률이 높다. 문제가 생기기 전 철저한 관리를 해야 한다.   


 

 새 치아가 생겼으니 부실한 원래 내 치아보다 강하겠지란 생각에 임플란트 한 부위로 딱딱하거나 질긴 음식을 씹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그렇게 강한 자극이 계속해서 가해지면 임플란트 나사가 풀릴 수 있다. 치아가 흔들려 발치 후 임플란트를 해야 했듯, 임플란트가 흔들리면 임플란트를 뽑고 다시 재수술을 하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다. 




정기검진은 필수다. 식립 직 후에는 1달에 한 번씩 내원해 수술이 잘 되었는지 확인 후 그 뒤로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 단위로 주기적으로 내원해 현재 내 잇몸상태와 임플란트 관리 정도를 체크해야 한다.  새 치아가 생겨 좋다 생각했다가 철저한 관리를 요하니, 그냥 틀니가 낫겠다 생각하는 분들도 더러 있다. 그러나 잊지 말자. 틀니 또한, 관리가 필요하다. 또 현존하는 가장 좋은 의치는 임플란트다. 튼튼하고 기능적이다.  


 모든 것에는 대가가 따르기 마련이다. 우리는 그 대가를 기꺼이 즐거운 마음으로 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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