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상 9장 35절부터 10장 14절까지 말씀을 읽고 ‘하나님은 하나님을 존중히 여기는 자를 존중히 여기시지만 하나님을 멸시하는 자를 경멸하신다’는 내용을 묵상하며 나와 다른 남을 존중하는 자세를 떠올렸습니다.
저는 지금 기독교를 믿지만 저 자신이 종교에 대해선 열린 자세를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길거리든 관광지든 심지어 일하는 곳에서든 무슬림을 보면 그들을 존중하고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에서 먼저 타도록 비켜줍니다.
외국인 관광객이기도 하지만 종교에 대한 존중을 표하기 위해섭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무슬림에 대해 좋은 기억을 갖고 있습니다.
취업하기 전 물류센터에서 상하차 아르바이트를 할 때 우즈베키스탄이나 카자흐스탄에서 온 외국인 근로자와 일을 했습니다.
힘든 일을 하면서도 먼저 인사하고 말을 건네고 한국에 대해 이것저것 묻는 그들에게 답을 해주면 어느새 한 트럭 물류 하차를 마치곤 했습니다.
말을 놓게 되자 저도 그들에게 많은 것을 물어봤습니다.
우즈베키스탄은 어떤 나라인가. 한국에서 1년 이상 일하면 고국 우즈베키스탄에선 얼만큼 넉넉하게 살 수 있나. 물어보면 그들은 소상히 답해주곤 했습니다.
그들 중 한 사람은 자신의 휴대폰 번호를 알려주며 ‘나중에 인천에 놀러올 때 있으면 연락해라. 나는 인천대에 유학생으로 다니고 있는데 연락하고 오면 자취방에 초대해 음식을 대접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분의 집엔 가지 못했지만 저는 길가의 무슬림을 보면 종종 그분을 생각하곤 합니다.
이전에도 관심이 있었지만 저는 이후엔 이슬람과 문화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됐고 관련 서적과 논문을 찾아보며 공부했습니다.
우리가 이슬람에 대해 아는 상식, 편견은 올바른 것인가. 그들이 그런 문화를 갖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이후 그들의 문화에 대해 조금씩 이해가 갔습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돼지고기 금식’은 돼지가 구정물에서 목욕하고 더러운 동물로 취급돼 위생상의 문제로 먹지 않게 됐다는 설이 있습니다.
한여름에도 차도르나 부르카를 쓰는 건 중동의 뜨거운 햇빛과 자외선으로부터 보호하고 불안한 치안 상황에서 여성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방어막’이란 이유가 큽니다.
물론 이해가 되지 않는 문화도 있습니다. 개방적 문화를 접했단 이유로 친오빠나 가족이 여동생과 딸을 총으로 죽이는 ‘명예살인’은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태형과 극단적인 처벌 방식도 저뿐만 아니라 세계 언론이 끊임없이 지적하고 비난하는 ‘반인권 문화’ 성격이 큽니다.
그럼에도 이슬람을 존중하는 건 나와 다른 남에 대한 존중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없으면 다른 분야에서도 나와 다른 문화를 접하면 나도 모르는 반감이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교회서도 이런 생각이 든 경험을 했습니다.
쉐카이나 예배가 모두 끝난 후 청년부실에서 쉬고 있을 때 유민이와 민서가 전자피아노로 건반을 치며 화음 연습을 하는 걸 봤습니다.
저와 분야는 다르지만 재능과 흥미를 가진 분야에 열정을 쏟으며 연습하는 모습을 보고 ‘나보다 더 많은 열정과 에너지를 가진 사람이 많구나’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됐습니다.
저는 사실 이 교회에 처음 왔을 땐 반신반의했습니다.
정말 열정을 갖고 열심히 미래를 준비하는 청년들이 얼마나 있을까. 치열하게 하루하루 고민하며 열정을 쏟는 청년들이 내 기대만큼 있을까. 많은 의문을 가지며 교회 생활을 이어갔습니다.
그 생각이 많이 깨진 건 쉐카이나 예배팀에 오면서부텁니다.
미디어팀은 물론 찬양, 악기팀에 저보다 많은 열정과 노력을 갖고 삶에 임하는 분들을 봤습니다.
쉐카이나 연습 그 짧은 순간에도 자신이 한 과정을 기록으로 남기고 복기하며 더 나은 예배를 준비하는, 같이 건반을 치며 연습 후에 따로 남아 ‘더 나은 음정’을 고민하는, 피아노 연주자에 부탁해 연습 후에 화음을 맞추며 연습을 가지는 모습을 보며 가끔 저 자신을 회개합니다.
나는 과연 저 나이에 저만큼의 열정을 갖고 삶에 임했을까. 그만큼의 열정을 가질 수 있었을까. 지금도 보면서 많은 생각을 갖게 합니다.
그래서 더 존중하고 리더들의 말을 따르는 것 같습니다. 더 행복한 경험과 기억을 쌓고 싶은 이유기도 합니다.
하나님은 하나님을 존중히 여기는 자를 존중히 여기시지만 하나님을 멸시하는 자를 경멸하신단 말씀처럼 나와 다른 남을 존중할 줄 아는 제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