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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과가 바라본 이과

by 김종현

가끔 이과출신 ITㆍ경제분야 기자분들을 보면 문득 생각나는 게 있다.

문과의 본질적인 경쟁력은 뭐고 이과의 경쟁력은 뭔가다.

문이과 구분도 많이 사라지고 문과 출신이 공부를 더 해 이과 직군으로 가는 등 벽이 많이 허물어지고 있지만 그 근원의 경쟁력이 뭔지, 어디서 다름의 출발점이 오는지 나는 궁금했다.



수개월간 고민하고 연구한 결과 내가 내린 결론은 우리나라에서 문과는 여론으로 먹고살고 이과는 결과물로 먹고 산다는 것이다.

판사, 검사, 변호사 등 여론보다 위에 있는 사람들이 아닌 이상 여론의 힘을 간과할 수 없고 때론 싫더라도 본인의 방향성과 맞지 않아도 추세와 흐름에 따라야 한다.

판사와 검사, 변호사는 법 집행과정에 참여하는 사람으로 그들의 판단이 여론을 좌지우지 할 수 있고 그들의 판결은 종국적인 성격이 크기에 대한민국 그 누구도 그들의 힘을 무시할 수 없다.

이과는 성격이 다르다. 의사, 회계사, 전자IT 연구원은 오로지 결과물로 승부한다. 본인이 맡은 환자가 건강을 회복하고 죽음의 고비를 무사히 넘겨 회복의 단계로 접어들때 그 사람의 능력은 인정받는다.


[사진출처=픽사베이]


연구원은 본인이 내놓은 결과물이 수요자와 시장의 호평을 받고 판매로 이어지면 능력과 가치를 인정받는다.

그러나 그들이 무서운건 정말 종속적인 결과물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의사가 환자를 돌보지 않으면 환자는 최악의 경우 사망한다. 사람은 죽으면 끝이라는 말이 있듯 그들이 손을 놔 버리면 아무리 여론과 법이 움직여도 사람을 살려낼 수 없다.

연구원이 손을 놔 버리면 우리나라 산업은 돈을 벌수 없다. 돈없이 굴러가는 나라는 이세상에 존재하지 않듯 그들의 목소리를 결코 간과할 수 없다.

이전 정부가 의대정원 증원문제로 대한의사협회와 충돌했지만 백기를 들었다. 지역의료체계를 보완하고 인구 수 대비 적은 비율의 의사수를 보유한 현실 여건을 개선하잔 취지가 무색하게 꼬리를 내렸다.

새로 들어온 현 정부도 의대정원 문제를 쉽게 꺼낼 순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해결해야 하는 문제지만 실마리를 잡는 길이 더 험난해졌기 때문이다. 다음엔 그들의 힘과 영향력을 결코 간과하지 말길 바란다.

29살 평생 사회와 역사를 좋아한 찐문과인의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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