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단 하나뿐인 그의 전부
요즘 작업물 때문에 부쩍 노트북 켜는 시간이 늘었어요. 심심해서 노트북 곳곳을 둘러보니 예전에 쓰다가 말았던 책을 발견했어요. 이 책은 언젠가 어머니 생신에 맞추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책으로 발행하려고 했던 거예요. 어릴 적부터 책 읽는 것을 좋아하셨던 어머니, 이제는 작은 글씨를 오래 보기 불편하다고 하셔요. 그런 어머니를 위해 글씨는 크게, 읽기는 쉽게 쓴 책이었어요. 벌써 몇 년 전에 써뒀는데 아직도 완성하지 못한 이유는 어머니께서 "이제 책 안 읽어~"라고 말씀하셨기 때문. 아마 과거의 저는 그 말을 듣고 시무룩해져서 관둔 것 같아요. 하지만 이왕 차곡차곡 써둔 것, 더 다듬고 채워서 몇 년 전 그 목표를 이루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책은 어머니께 드릴 것 하나뿐이더라도 그 속에 담긴 내용을 브런치에 풀어보고자 합니다.
주된 내용은 어머니의 기억이자 저의 기억이에요. 저의 어린 시절에 관한 이야기지만 어머니와 제가 "맞아, 그랬었지"라고 동시에 말할 수 있는 이야기. 한 마디로 어머니의 기억과 저의 기억 간 공통분모예요. 어머니께서는 가끔 저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너는 그 어릴 때를 어떻게 기억하냐고. 보통 사람들은, 5살 이전의 기억은 거의 남아 있지 않다고 해요. 그런데 저는 2살 때 겪었던 일들도 생생히 기억이 나요. 2살 때 아주 강렬한 기억이 있었답니다. 이 에피소드도 기대해 주세요. 각설하고, 어머니와 공감대를 만들고자 쓴 이야기들이 가득해요. 하지만 어떤 이야기는 비단 어머니와 저뿐 아니라 누구든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일 거예요. 저의 바람이기도 합니다. 우리 모두 저마다의 재미있는 나날들이 있었잖아요.
앞으로 이 시리즈를 읽게 될 독자분들께,
저의 이야기를 연료로 삼아 여러분들의 잠들어 있던 어린 시절을 떠올려 마음껏 터트리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