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분, 아이와 앉는 시간

by 라떼언니

예전에는
아이와 보내는 시간이
늘 부족하다고 느꼈다.


회사 다녀오고
집안일 하고
아이들 챙기다 보면
하루가 금방 지나가니까.


그래서
한 번씩 마음먹고
“오늘은 많이 놀아줘야지”
라고 다짐하곤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 다짐은 오래 가지 않았다.


시간은 없고,
마음은 급하고,
결국 아무것도 못한 채
하루가 끝나는 날이 더 많았다.


그래서 어느 날
생각을 조금 바꿨다.


많이 말고,
짧게라도
같이 앉아보자.


그게
하루 10분이었다.


저녁을 먹고 나서
딱 10분.


첫째는 시 한 편을 같이 보고
천천히 따라 적어 보고,

둘째는 워크지 한 장을
함께 해본다.


대단한 공부는 아니다.

글자를 따라 써보기도 하고,
선을 그어보기도 하고,
그날 있었던 이야기를

잠깐 나누기도 한다.


처음에는
10분도 길게 느껴졌다.

둘째가 옆에 와서 방해하기도 하고,
집안일이 자꾸 눈에 들어오기도 하고.


그래도
딱 그 시간만은
아이 옆에 앉아 있으려고 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나서
조금씩 달라졌다.


아이도
“엄마, 오늘 이거 할까?”
하고 먼저 꺼내고,

나도
그 10분이
기다려지기 시작했다.


많이 놀아주지 못해도,
하루 종일 함께하지 못해도,

이 짧은 시간이
이상하게
마음을 채워줬다.

아이에게도,
나에게도.


예전에는
좋은 엄마가 되려면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게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걸
조금 알 것 같다.

짧아도 괜찮고,
서툴러도 괜찮고,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그냥
같이 앉아 있는 시간.

오늘도
그 10분을 남긴다.


워킹맘으로 살아가는
아주 작은 선택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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