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통해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
아이와 10분을 같이 앉기 시작하면서
처음에는
아이에게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조금 더 집중할 수 있으면 좋겠고,
글자를 천천히 익히면 좋겠고,
엄마랑 보내는 시간이
기억에 남으면 좋겠다고.
그래서 시작한 시간이었는데
지나고 보니
변한 건 아이보다
나였다.
예전의 나는
늘 바빴다.
아이 옆에 앉아 있어도
머릿속은 다른 곳에 가 있었다.
“이따 뭐 해야 하지.”
“저거 아직 못 했는데.”
“시간이 너무 없네.”
같이 있으면서도
같이 있지 못한 시간들.
그래서
아이 말도 중간에 흘려듣고,
대답은 대충 하고,
자꾸 서두르게 됐다.
그게
당연한 줄 알았다.
시간이 없으니까,
어쩔 수 없으니까.
그런데
하루 10분을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같이 앉아 있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달라졌다.
아이 얼굴을
가만히 보게 되고,
아이 목소리를
끝까지 듣게 되고,
그날 있었던 이야기를
천천히 듣게 됐다.
예전에는 몰랐던
아주 작은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아이가 웃는 이유,
말을 멈추는 순간,
괜히 더 붙어 있는 날의 마음.
그걸 알게 되면서
이상하게
나도 조금 차분해졌다.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다는 걸
조금씩 배우고 있는 것 같았다.
아이를 바꾸려고 시작한 시간이
나를 바꾸고 있었다.
더 많이 해주지 못해도,
더 잘하지 못해도,
지금 이 순간에
같이 있어 주는 것.
그게 생각보다
큰 일이라는 걸
요즘에서야 조금 알게 된다.
그래서 오늘도
다시 10분을 앉는다.
아이와 마주 앉아
같이 한 페이지를 넘기고,
같이 한 줄을 따라 적고,
같이 웃는다.
그 시간 속에서
나는
조금 더 느리게,
조금 더 다정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
워킹맘으로 살아가는
아주 작은 변화의 기록.
오늘도
이렇게 하루를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