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잠 많은 내가... 등원을 시킨 날

너에게 나는 뭘까?

by 라떼언니

아침잠이 많은 편이다.
가능하면 5분이라도 더 자고 싶은 사람.


예전의 나는
알람을 세 번은 미뤘고,
아침 약속은 늘 힘들었다.


그런데 요즘은
눈보다 먼저 마음이 깬다.


“엄마…”


작은 목소리 하나면
하루가 시작된다.


오늘은 취업상담이 있어서
10시에 출근하는 날이었다.


남편 대신
내가 아이 등원을 맡았다.


별일 아닐 수도 있는데
괜히 혼자 웃음이 났다.


아침잠 많은 내가
등원을 시킨다니.

사람 참 많이 변한다.


엘리베이터 거울에 비친 나는
머리는 대충 묶였고
패딩은 구겨졌고
손에는 아이 가방이 두 개 들려 있었다.


회사 갈 때의 나와는
조금 다른 얼굴.


그래도 이상하게
싫지 않았다.


둘째가 어린이집 앞에 도착해
신발을 갈아 신겨주고
가방을 메어주고
“잘 다녀와” 하고 등을 토닥였다.


차에 올라탄 첫째는
창문 너머로
손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흔든다.


웃는다.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얼굴로.


그 모습을 보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너에게 나는 뭘까.

엄마,
그 이상일까.


나는 늘
‘일도 잘하고 싶은 사람’으로 살았는데
아이에게 나는
그냥 ‘엄마’ 하나로 충분한 사람 같았다.


그 사실이
이상하게도
위로가 됐다.


대단한 하루는 아니었다.

여전히 출근했고
여전히 바빴고
여전히 정신없이 하루가 흘렀다.


그래도 오늘은
아침의 그 장면 하나로
마음이 오래 따뜻했다.


아마 나는
이런 순간들로 힘을 얻어

계속 출근을 할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워킹맘의 마음을
조용히 기록하는 공간.

오늘도
이렇게 하루를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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