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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판 '때는 늦으리? 때는 늦었다!'

반복되는 기후위기 경고, 무기력한 인류, 그리고 우리 앞의 멸망

by GOLDRAGON

https://suno.com/s/P7rcDpRZ3kVbozgG

작사:GOLDRAGON 곡:SUNO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가 가시화하면서 폭염은 더 이상 극단적 현상이 아닌 '뉴노멀'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제는 폭염이 올지 말지가 아니라, 얼마나 자주 오고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가 이미 통제 불능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지구촌 기상 현상이 '미지의 영역'에 들어선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이른 새벽, 센터 문을 열고 무심코 켠 TV 화면에서 흘러나온 뉴스가 내 심장을 요동치게 했다. 알 수 없는 부아가 치밀어 급하게 컴퓨터 앞에 앉아 자판을 두드린다.

오래된 기억이 떠올랐다. 때는 1992년, 난 중학생이었다.
'더 늦기전에'라는 타이틀의 환경보전 콘서트가 열렸다. 그 당시 당대의 유명한 가수들이 총출동한 대규모 콘서트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때도 우리는 이미 "지구가 위기에 처했다"며 미래 세대를 위해 보전해야 한다는 절박한 메시지를 스치듯이 들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때는 그저 인기가수들이 포커스의 중심이었을 뿐이었다.

그로부터 30년 넘는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과연 무엇이 달라졌는가?

그리고 오늘, 뉴스 속 자막은 이렇게 뜨고 있었다.

"스페인. 프랑스 등 유럽 곳곳 때 이른 폭염, 사망자 속출"
"기록적인 온도 상승, 북극 빙하 붕괴 가속화"
"기상청, 즉각 대응 촉구... 그러나 대비는 미흡"

뉴스를 전하던 아나운서의 차분한 목소리와 달리,
내 안에서는 이미 끝을 목도하는 절망이 끓어올랐다.

"때는 늦으리?"
아니다, 이제는 확실하다.
"때는 늦었다!"


지구는 끝났다, 단지 아무도 인정하지 않을 뿐

매년 들려온다.
"지구가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북극의 빙하가 다 녹았습니다."
"기후변화가 임계점을 넘고 있습니다."

말을, 우리 모두는10년째 듣고 있다. 아니, 20년이 넘었다.

그리고 우린 아무것도 바꾸지 않았다.
오히려 더 파괴했고, 더 오염시켰고, 더 무시했다.

이제는 희망이라는 단어조차 혐오스럽게 느껴진다.

반복된 경고는 아무 효과도 없었다

"이대로 가면 위험합니다."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늦습니다."

웃기지 마라. 지금껏 수없이 들은 그 경고는
매번 무력했고, 그 누구도 진짜 행동하지 않았다.

우린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길을 웃으며 걸어왔다.

북극은 녹았고, 바다는 죽어가고, 산불은 사라지지 않고,

폭염은 매년 최고 기록을 갈아치운다.

이건 이상현상이 아니라 종말의 일상화다.

정치인들은 거짓말을 반복했고

기업은 죽음 위에 돈을 쌓았다. 정치인들은 기후를 이야기한다.

선거철이면 '탄소중립', '2050 비전'을 외친다.

하지만 우리가 아는 건 하나다. 그들은 절대 진심이 아니다.

그들의 관심은 표와 지지율, 그리고 재선을 위한 포장뿐이다.

정치가 말만 반복하는 동안, 기업들은 지구를 파괴하며 돈을 벌었다.

그들은 아무 죄의식 없이 산림을 불태우고, 바다에 폐기물을 쏟아붓고,
'지속가능한 포장' 같은 웃기지도 않는 말장난으로 사람들을 속였다.

이 모든 게 우리 눈앞에서 벌어졌고, 우린 알고도 방치했다.

기술? 웃기지 마라.

우리는 문제를 고칠 능력을 갖춘 적이 없다

우리는 "문명을 이뤘다"라고 자랑하지만, 사실 우리가 만든 문명은 자멸로 직행하는 도구였다.

인공지능? 우주여행? 좋다. 대단하다.

하지만 그 모든 기술은 지구 평균 온도 1.5도조차 막지 못했다.

우리 문명의 '최첨단'은 결국 종말을 가속화하는 엔진일 뿐이었다.

이제 정말 끝이 보인다

하지만 아무도 멈추지 않는다. 가장 무서운 건,

이제 모든 걸 알고 있는데도 세상은 계속 똑같이 돌아간다는 사실이다.

기업은 말한다. "우리 하나쯤이야."
정치는 말한다. "2035년까지 계획을 세우겠다."
사람들은 말한다. "플라스틱 빨대는 안 써야지."

이건 기후 대응이 아니다. 이건 거대한 자기기만 쇼다.

우리는 모두 죽어가면서 살고 있는 척 연기 중이다.

그리고 이 글은 경고가 아니다.

그냥, 늦었다는 기록이다.

우리는 지금 지구가 감당할 수 있는 마지막 선을 넘고 있다.

아니, 이미 넘었다.
지금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이상기후는 이제 막 시작된 혼돈의 도입부일 뿐이다.

더 이상 희망을 걸지 마라. 이건 희망의 시기가 아니라,
지구의 종언이 어떻게 연기되고 있는지를 목격하는 시간이다.

내 생각, 그리고 마지막 질문

내가 쓴 이 글이 너무 염세적이고 극단적이라 생각할지도 모른다.
어쩌면 나 자신이 원래 그런 사람일지 모른다.

아니, 내 맘 깊숙한 곳에서는 어쩌면 사실이 아니기를 누구보다 간절히 바라는 마음의 표출인지도 모르겠다.

하나만 진정으로 나는 묻고 싶다.
혹시 우리가 모르는 비밀스런 곳에서, 선진국의 정상들은 모여서 신세계를 이미 준비하고 있었고
비책을 마련하고 있던것은 아닐까?

혹시, 만약 정말 그랬던 거라면, 그 진실을 인류에게 숨기지말고
지금 이 순간에 공개하라.

왜냐하면, 이미 무력감에 짓눌린 우리에게 더 큰 절망과 분노가 차오르기 전에,
우리가 마주할 현실을 더는 감추지 말아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래야만 우리가 인간성을 잃지 않고

분노 대신 현실을 냉철하게 직시할 수 있는 작은 출발점이 될수있기 때문이다.

이 글은 절망의 기록이면서도, 한편으로는 희망의 끈을 놓고싶지않은 몸부림이다.


[나는 지구가 계속해서 존속하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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