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 작가로 성공하기 1화

효율성 Zero인 일에 도전하기

by 눈속에서피어난

3월에 다니던 회사를 관두고 나는 백수가 되었다. 시간이 많아진 틈에 글을 제대로 한번 써보기로 했다. 글쓰기는 누구와 치열한 경쟁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참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글 쓰는 자체가 너무 즐거웠다. 어떤 일을 할 때 심장이 두근거린 적 있는가. 나는 글을 쓸 때마다 흥분이 되어 심장이 빨리 뛴다. 좋은 글을 얼른 쓰고 싶어서 설렌다. 열렬히 사랑하는 일이 직업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렇게 글을 쓴다고 해서 바로 직업으로 전환되진 않는다. 그래도 생계유지는 되어야지 지속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나는 늘 일을 할 때 효율을 따지는 극한의 효율주의자이다. 지금 당장 돈이 생기지 않으면 한 시간도 투자하기 아까웠다. 무언가 확실한 결과와 성과가 따라야 직업으로 삼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것에 비하면 "프리랜서 작가로 성공하기" 같은 바람은 정말 효율이라고는 눈 씻고 찾아볼 수 없는 일이었다. 아무리 글을 열심히, 많이 쓴다고 해도 언제 어떻게 글로 돈을 벌 것인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 글은 프리랜서 "작가"에 포커스가 맞춰있지만, 사실 대부분의 프리랜서가 성공하는 법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각자 자신의 분야에 대입해서 생각해 봐도 무방할 것이다.


나는 회사를 13년 정도 다녔다. 직장인으로서는 배테랑이었다. 어떻게 일을 해야 회사에서 인정받고, 승진을 하고, 내 몸값을 올릴 수 있는지 잘 알고 있었다. 직장인으로서의 마인드 중 최고는 단연코 주인의식을 갖고 일하는 것이었다. 참 아이러니 하지 않나. 주인이 아닌데 주인처럼 생각하고 행동해야만 성공할 수 있는 구조이다. 그만큼 열심히 일을 하는 것이 직장인에겐 중요한 덕목이었다. 주인 의식을 가지고 있는 직장인이지만 CEO까지는 엄두도 못 내고, 임원직 정도를 맡으면 성공한 삶이려나 싶었다. 하지만 회사는 50살 이후의 내 삶은 보장해 주지 않는다. 권고사직 1순위는 바로 급여를 제일 많이 가져가는 임원직일 것이다. 주인의식을 가졌지만 결코 주인이 될 수 없는 직장인으로서의 삶에, 내 인생을 모두 맡기기엔 너무 불안했다. 중년을 넘어선 그 이후에도 계속 지속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야 했다.


그래서 퇴사를 하고 창업을 하게 되었다. 점심엔 한식을 팔고, 저녁엔 오마카세를 파는 식당이었다. 이제 사장이 된 나는 또다시 아이러니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이제 정말 가게의 주인이 되었다. 하지만 13년 동안 인이 박힌 습관 때문인지, 나는 철저히 직장인처럼 행동했다. 진짜 주인이 되어본 적이 없어서, 주인의 삶을 살기가 너무 힘들었던 것이다. 나는 이것을 CEO마인드라고 불렀다. 누가 그런 마인드에 대한 강습을 해주는 것도 아니었다. CEO마인드를 장착할 때까지 시간이 꽤 걸렸다.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열심히 책을 읽고 또 읽는 것뿐이었다. 성공한 많은 CEO들의 강한 통찰력이 필요했다. 오늘 맡은 일을 다하고, 내일의 일을 구상하는 것이 CEO가 아니었다. 또한 하루 4시간씩 자고 영혼을 갈아 넣으며 열심히 일하는 행동이 CEO마인드가 아니었다. 진짜 주인은 "열심히" 일한다고 다가 아니었다. "무조건" 내가 가진 비즈니스에 대해 이윤을 내는 방법을 깨달아야 했다. 직원의 마인드를 버리고 사장의 마인드를 갖는 데에는 자본주의 사회를 철저히 이해하고 비즈니스에 대한 뛰어난 고찰이 필요했다. 세상이 어떤 식으로 돌아가며,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선구안을 가지고 일목요연하게 이해하지 않고는 직원의 마인드를 벗기 힘들었다. 현재 주어진 일을 해내는 것만이 결코 CEO마인드가 아니었다. 스스로에게 "경영"이라는 마인드를 심기 위해 엄청난 집중이 필요했다. 까딱 잘못하면 바로 오랜 습관인 "열심히 일만 하는" 직원의 마인드로 돌아가 버리기 때문이었다.


이제 나는 새로운 프리랜서라는 일의 형태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직원의 마인드도 잘 알고, 사장으로서의 CEO마인드도 깨닫게 되었다. 하지만 도통 모르겠는 것은 프리랜서 일을 하는 사람들의 마인드였다. 지금 당장 그 어떤 돈이 들어오지 않더라도, 인정받지 못하더라도 계속해서 무언가를 하고 있는 사람들의 마인드는 무엇일까. 내가 말하는 그런 류의 프리랜서 직업은 배우, 음악가, 작가, 영화감독, 화가 같은 예술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을 말하는 것이다. 이 사람들은 오랜 무명 생활에 돈도 벌지 못하고, 성공에 대한 확신도 없이 하물며 실력이 출중하다고 성공하는 것도 아니지 않나. 이 사람들은 어떤 마인드로 일에 임하고 있는지가 너무 궁금했다. 우리는 결과론적이어서 당연히 성공한 사람들의 사례를 많이 접한다. 성공을 하면 그 누구보다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직업이긴 하다. 하지만 절대 보장되지 않는 이 길은 효율성 제로의 가까운 도전이지 않나 싶었다. 도대체 뭘 보고 저렇게 오랫동안 무명시절을 겪으면서 포기하지 않고 계속 도전 중인 걸까. 성공을 하지 않는다면, 도전했던 지난 시간들을 그저 허송세월이라고 생각 하게 되진 않을까. 너무나 불안한 직업이지 않은가. 심지어 데뷔에 성공한 사람들도 다음 작품에서 인정받지 못하면 대중의 싸늘한 외면을 피하기 힘들다. 또 그 경쟁은 또 얼마나 치열하냔 말이다. 매 순간 극한의 정성과 열정을 다해야 하지만, 그 미래는 아무런 보장도 되지 않는다. 도대체 이 직업을 어떻게 견디고 받아들인 것일까.


예전에 방송작가를 하려고 KBS아카데미에 다닌 적이 있었다. 그때 만난 작가분들, 그리고 대학교 때 만난 많은 작가 교수님들은 하나같이 똑같은 말을 했다. 10년 동안 무급으로 일할 자신이 있으면 해라. 집에 아픈 사람이 있어서 돈을 급하게 벌어야 한다면 절대 도전 할 수 없다. 방송국에 인맥이 없는데 작가가 되고 싶다고? 차라리 도전하지 말아라.라고 말했다. 자신의 제자에게 이렇게 까지 말하는 이유는 그만큼 힘들고 어려웠기 때문일 것이다. 자신도 드라마 작가로 데뷔하기까지 무급으로 매일 시나리오를 쓰면서도 10년이 걸렸고, 그 조차도 아주 운이 좋았기 때문이었다고 했다. 그때는 15년도 넘은 옛날이라 더 어려웠을지 모르겠다. 헌데 인터넷의 발달로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는 지금 세상에서도, 다른 의미로 데뷔하기 어려워진 게 아닐까 싶다.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경쟁자가 한없이 늘어났고, 하루에도 수많은 글들이 쏟아지는 요즘엔 분명 내가 이 글을 쓰고 있는지 조차 세상 사람들은 알지 못할 테니까.


그렇다면 나는 과연 어떤 마인드를 장착해야 작가로서 살아남을 수 있는지에 대해 깊게 고민해 보기 시작했다. 그들이 과연 시간과 돈이 많아서 오랜 시간 도전 할 수 있었을까. 분명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무명 기간이 너무 길었던 배우들이 연말에 시상식에 나와 수상소감을 말하며 펑펑 우는 데는 다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생각보다 작가가 되고 싶다는 꿈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길고 험난한 길일지도 모르겠다.


- 2편에서 연재는 계속 이어집니다 -



프리랜서 작가로 성공하기 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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