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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센피 Apr 06. 2023

왜 늦잠을 자면 안 되는 건데

당신의 모닝은 미라클하십니까

 기상 소모임을 시작한 지 2달 정도가 지났다.

5시 45분에 일어나 플랫폼에 기상을 인증하는 것이 소모임 활동의 전부이다.

원래 아침잠이 많지 않은 나로서는 기존의 루틴에 소소한 강제성이 부여된 셈이다.

작은 성취를 시작으로 하루를 여는 것은 제법 기분 좋은 일이다.


일어나는 시간에는 이름이 없다고 생각하고 지었던 소모임 이름, <이름없음>


 하루를 일찍 시작하기 위해서는 그전 날부터 하루를 잘 마무리해야 한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하루를 마무리한다는 개념을 이 소모임을 통해서 처음 깨달았다.

멋모르고 한 학기에 18학점을 들으면서 여러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면서, 인간관계 또한 놓치고 싶지 않아 이런저런 모임에 기웃거렸던 시절이 있었다. 스스로가 잠이 많은 편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해 준 시절이지만, 그 당시의 나는 하루를 참 엉성하게 마무리했다는 생각이 든다. 스스로를 다독이거나 내일을 위해 무언가를 더 준비한다기보다는, 그 하루가 너무 무거웠던 나머지 지쳐 쓰러지듯 자곤 했었다.


하루를 여는 것과 마찬가지로 마무리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나서는, 기상 소모임을 오히려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됐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편이 생산적이라는 말이 아주 편협한 시선을 담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어떻게 열고 닫느냐인데도, 나는 일찍 열고 일찍 닫으면 그게 전부라고 생각했다.


 언제 열고 닫을지보다는 어떻게 열고 닫을지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나니까 열고 닫음의 주체가 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기상 소모임을 위해서 일찍 일어나고, 일찍 일어나기 위해서 일찍 자는 것도 좋다. 하지만 소모임은 언제나 강제성을 위한 도구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언젠가는 스스로의 힘만으로 일어나야 할 때가 온다.


 자력으로 일어나는 그때, 일어나기 위한 최소한의 보조도구로써 휴대폰의 알람만을 남겨두는 그때를 앞당기기 위해서 당분간은 자기 통제, 그리고 여기서 파생되는 보람에 집중해보려고 한다. 기상 소모임의 규칙에 맞추기 위해 스스로를 통제하는 것을 시작으로, 소모임을 벗어나 내가 내 인생의 규칙이 되고 강제성을 부여할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리고 그런 스스로를 보며 보람을 느끼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미라클 모닝이 일상은 내게 일상이 됐다. 그래서 모든 모닝이 미라클 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다. 중요한 것은 모닝이냐 아니냐가 아니고, 미라클을 위해 스스로를 얼마나 통제할 수 있느냐인 것 같다. 그게 구체적으로 언제쯤 찾아오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지만, 스스로의 가능성을 활짝 열어두는 것이 미라클을 바라는 사람의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각자 지키고 있는 자리와 그 모습이 다르기 때문에 더더욱 아침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은 더욱 분명해 보인다.


 이른 아침과 차분한 저녁에 집착하는 사람이 되기보다, 하루를 주도적으로 열고 닫을 줄 아는 내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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