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하고 싶었지만, 위로가 필요한 사람이 되어 있었다

by 세은

나는 누군가를 위로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위로할 수 있다는 건, 그만큼의 마음의 여유가 있고 건강하다는 거니까.

그러나 지금의 내 모습을 돌아보면, 위로가 필요해보인다.


'너 자신을 좀 아껴. 너도 화내. 너도 사람이잖아.'


사실은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 하고 싶은 게 참 많다. 아끼고 있는 이유는, 시간이 지나고 내가 어느 정도 나이가 들면 털어놔야 하지 않을까 싶은 이야기들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글을 적게 되면, 당사자는 그것에 대한 죄책감 속에서 살아갈 것을 알기 때문이다. 하루에도 수십 번, 적을까 말까 고민한다. 내가 쓴 글이 날카로운 칼이 될 수 있으므로 어떻게 하면 둥글게 다듬을 수 있을지 고민한다.


이전보다 여유가 없음을 느낀다. 예전 같았으면 한 번 더 참고 기다려줄텐데, 나도 모르게 속에서 온갖 더러운 마음들이 올라오는 것 같다. 한 번 크게 소리치고 싶은 마음도 든다. 마치 폭발하기 일보 직전인 화산처럼.


위로를 하고 싶었지만, 위로가 필요한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럼에도 누군가는 나에게 고민을 털어놓지만, 나도 누군가의 위로와 격려, 따뜻한 품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도 사람이니까.

나도 넘어지니까.

나도 속상하고, 힘들고 그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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