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찰나의 사고와 마음의 흉터.

by 바래

평생을 바쳐온 교단에서의 시간은 늘 한결같은 정성과 긴장 속에서 흘러갔다. 하지만 아무리 세심하게 아이들을 살핀다 해도, 사고는 늘 예상치 못한 찰나의 순간에 찾아오곤 한다.


그날도 평소와 다름없이 아이들과 수업을 하던 중이었다. 소그룹활동으로 미술놀이를 하고 있던 시간에 남자아이 2명이 토닥토닥 말싸움을 했다. 2명의 아이들에게 주의를 주고 도움이 필요한 다른 아이를 돌보기 위해 잠시 몸을 돌리던 그 짧은 찰나, 말싸움하던 한 아이가 친구의 얼굴을 입으로 물어뜯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광대뼈 부위에 깊게 패인 상처와 맺힌 핏자국을 마주했을 때, 교사로서 느끼는 미안함과 자책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무거웠다. 수업 시간 내내 아이들을 한시도 눈에서 떼지 않으려 노력했음에도, 단 몇 초의 공백 사이에 벌어진 일이라 더욱 가슴이 미어졌다.


나는 즉시 다친 아이의 부모님께 연락을 드렸다. "어머님, 아이 얼굴에 혹시라도 흉터가 남으면 안 되니, 일반 외과보다는 성형외과로 가셔서 세밀하게 진료를 받으시는 게 좋겠습니다." 나의 간곡한 권유에 부모님은 성형외과를 찾으셨다.

하지만 몸의 상처가 깨끗하게 아물 때까지 눈에 보이는 상처보다 더 걱정되는 것은 부모님들 사이에 남을 마음의 앙금이었다. 나는 상처를 입힌 아이의 부모님께도 조심스럽게 연락을 취해, 사고의 경위를 설명하고 사과의 마음을 전해주십사 부탁드렸다. "어머님, 다친 아이 부모님께 직접 전화를 드려 진심 어린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전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두 가족 사이의 마음도 흉터 없이 아물 수 있으니까요."

다행히 두 부모님은 서로의 마음을 나누며 오해 없이 사건을 매듭지을 수 있었다. 또한, 학교안전공제회를 통해 치료비를 100% 정산받으실 수 있도록 꼼꼼히 절차를 안내해 드려 경제적인 부담까지 덜어드렸다.


시간이 흐른 뒤, 흉터 하나 없이 매끄러워진 아이의 환한 얼굴을 보며 나는 비로소 안도의 숨을 내쉴 수 있었다. 교사란 단순히 사고를 수습하는 존재가 아니라, 아이의 미래와 학부모의 마음까지 세밀하게 보듬는 '마음의 정원사'여야 함을 다시 한번 가슴 깊이 새긴 소중한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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