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교사로서 6년 차를 맞이하던 어느 1월의 첫날, 온 가족이 간절히 기다려온 생명이 세상에 발을 내디뎠다. 나에게 ‘이모’라는 생소하고도 벅찬 이름을 선물하며 조카가 태어난 것이다.
청주에 살던 조카가 외갓집을 방문하는 날이면, 나의 세상은 오직 그 아이를 중심으로 공전했다. 출근하는 시간을 제외한 모든 일정을 비워두고 아이 곁을 지켰다. 세상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사랑스러움이 내 삶에 스며들기 시작했다.
신기하게도 조카가 자라나는 속도만큼, 유치원 아이들을 향한 나의 마음도 함께 여물어 갔다. 조카가 예뻐 보일수록 내 교실의 아이들도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소중하게 다가왔다. 아이들의 작은 몸짓 하나하나가 감동으로 읽혔고, 실수하거나 잘못을 저지르는 아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전보다 훨씬 깊고 너그러운 여유가 깃들었다.
혈육의 탄생만으로도 세상을 보는 눈이 이토록 달라지는데, 훗날 내가 결혼을 하고 한 아이의 어머니가 된다면 그때의 나는 또 어떤 교사의 모습으로 서 있게 될지 상상해 본 적도 있었다. 조카의 탄생으로 교실에서 만나는 유아들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이 너무도 크게 달라지고 한 뼘 더 자란 내가 엄마가 된 뒤에도 그 당시의 교사로서의 나의 모습과 크게 바뀔 것 같지는 않다고 그때는 생각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