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사랑의 온도는 너무 가까웠다

3. 사랑의 불안은 어떻게 함께 오는가

by 정고은



사랑의 시작은 언제나 따뜻함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마음이 움직이는 순간 뒤에는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불안이 함께 따라온다.

누군가에게 마음을 기울이는 일은

나 자신을 조금 열어놓는 일이기도 해서

그 틈으로 기대와 두려움이 동시에 들어온다.


나는 그때 그 사실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

마음이 흔들리던 순간뿐 아니라

그 감정이 반복적으로 떠오를 때마다

작은 두려움이 그림자처럼 따라붙었다.

좋은 감정을 느끼면서도

왜인지 모르게 조심해야 할 것 같은 마음,

그 불안이 내 안에서 천천히 자리를 잡았다.


사랑과 불안은 처음부터 섞여 있는지도 모른다.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면

그 관계가 어떻게 변할지,

내가 상처받지는 않을지,

서로 다른 기대가 실망으로 돌아오지는 않을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불안들을 미리 계산해 보려는 마음이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인지도 모르겠다.


사진 | 오동일 (with permission)


나 역시 그랬다.

그 사람의 말과 행동에서

좋은 기운을 느끼면서도

어디까지 기대해도 될지 확신할 수 없었다.

그가 보여준 배려가

진심인지, 습관인지, 혹은 일시적인 관심인지

정확히 판단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내 마음은

계속해서 조용히 그쪽을 향하고 있었다.


불안은 감정을 지우지 못한다.

오히려 감정을 더 선명하게 만들어

자신의 마음을 더 자주 들여다보게 한다.

나는 그 불안이 싫으면서도

그 감정 때문에 다시 살아 있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


누군가에게 마음을 쓰는 일은

항상 설렘과 걱정이 뒤섞여 있기 마련이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의 불안은 경고가 아니라

내 마음이 다시 움직인다는 신호였던 것 같다.

상처를 겪고 난 뒤였기에

새로운 감정은 설렘만큼이나 부담스러웠지만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외면할 수도 없었다.

그때 나는

따뜻함과 불안이 동시에 찾아올 수 있다는 사실을

천천히 받아들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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