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사랑의 온도는 너무 가까웠다

2. 그 사람의 말 한마디가 오래 남는 이유

by 정고은


어떤 말은 금방 잊히고,
어떤 말은 뜻밖에도 오래 남는다.

그 차이를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그 사람의 말은 유난히 조용하게 마음속에 머물렀다.

과하게 의미를 둔 것도 아니고,
그가 특별한 말을 한 것도 아니었는데
그 순간 느껴졌던 분위기까지 함께 떠올랐다.


그날의 대화는 평범했다.
오랜 시간을 함께한 사이라면 나올 법한 말투와 표정이었지만
나는 그 속에서 아주 작은 진심 같은 것을 발견했다.
그가 의도했는지 알 수 없지만
그 말이 나를 잠시 멈추게 했다.


하루에 스쳐 지나가는 수많은 말들 중에
왜 그 한 문장만 유독 또렷하게 남았을까.
아마 내가 들을 준비가 되어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KakaoTalk_20251215_092234925_03.jpg 사진 | 오동일 (with permission)


사람에게 마음이 기울어지는 일은
크고 극적인 감정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조용한 대화, 작은 배려,
날카롭지 않은 말투 같은 것들이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마음의 방향을 바꾼다.
그 말이 머릿속에서 몇 번이고 되살아날 때
이미 내 마음은 아주 조금 움직여 있었다.


그 후에도 그 사람의 말이 종종 떠올랐다.
상황과 관계없는 순간에도 문득 생각이 났고,
나는 그 감정의 정체를 뚜렷하게 설명할 수 없었다.
그저, 오래 잊고 지냈던 따뜻함을
오랜만에 느낀 듯한 기분만이 남아 있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 순간은 이미 나에게 하나의 신호였다.
무엇인가 시작되고 있었음을 알리는 작은 움직임.
하지만 그때의 나는
그 흔들림이 어디로 향할지 알지 못했다.
그래서 더 조용히, 자연스럽게
그 말 한마디를 오래 붙잡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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