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흩어진 마음을 다시 모으는 일
흩어진 마음을 다시 모으는 일은
누군가가 도와주거나
하루아침에 해결되는 일이 아니었다.
마음은 생각보다 더 천천히 움직였고,
때로는 멈춘 듯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조용하게 들여다보면
아주 작은 변화들이
어디선가 시작되고 있었다.
처음에는 그 변화가 불편하게 느껴졌다.
무너진 감정 위에 다시 무언가를 쌓는 과정은
항상 어색하고 낯설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잠시 멈춰 서서
내가 무엇을 잃었는지,
무엇을 지키고 싶었던 사람인지
천천히 돌아보았다.
그 과정에서 비로소
상처가 만들어낸 감정의 무게가
조금씩 가벼워지기 시작했다.
마음을 모은다는 것은
이전의 나로 돌아간다는 뜻이 아니었다.
상처받기 전의 나로 돌아가려 했던 때도 있었지만
금방 그것이 불가능한 일이라는 걸 깨달았다.
이미 지나온 감정들은 흔적을 남겼고,
나는 그 흔적을 지우는 대신
그 위에 새로운 의미를 쌓는 방법을
배워야 했다.
그때부터 나는
내 마음을 조급하게 재촉하는 일을 멈췄다.
하루에 하나씩,
아주 작은 것부터 스스로 챙기기 시작했다.
규칙적인 일상,
잠깐의 산책,
대화할 수 있는 사람,
내가 좋아하던 사소한 것들.
그 작은 움직임들이 모여
내 감정의 중심을 다시 잡아주는 데
도움이 되었다.
흩어진 마음이 완전히 모이지는 않았지만
나는 그날 이후로
내가 다시 나를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느꼈다.
상처가 남긴 빈자리가 있었지만
그 빈자리를 억지로 채우지 않고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법도
조금씩 배워나갔다.
그 인정이야말로
회복을 향한 가장 조용한 첫걸음이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흩어진 마음을 모으는 과정은
상처를 잊는 과정이 아니라
내가 나에게 다시 돌아오는 과정이었다.
그 사실을 깨닫게 된 순간,
비로소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