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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꿈샘 Jun 21. 2024

학교 밖 교사 이야기 5

월급이 들어오는 삶을 떠나...

5월부터 도서관 강의하는 곳이 있어요. 담당자가 매월 단위로 강사비가 지급되니 월말에 제출해야 할 서류를 잊지 말고 메일로 달라고 강조하더라고요.


강의가 끝나면 바로 제출해야 할 서류를 작성하고 그렇게 5월 말, 칼같이 제출했습니다.


그런데 6월 둘째 주가 지나가도 강사비는 입금되지 않았어요. 중간에 궁금했지만 '워낙 바쁜 생활이잖아.' 라며 넘겼어요. 그러다가 며칠 전이었어요.


"작가님, 서류 제출하셨어요?"


"네, 저 5월 말에 제출했는데요. 그때까지 꼭 보내야 한다고 하셔서..."


"잠시만요. 아, 메일에 있네요. 네. 알겠습니다. "


그렇게 통화를 끝냈는데 아직도 깜깜무소식(현재 6월 20일)



같은 5월에 있었던 다른 도서관 일입니다.


"작가님, 강의하느라 고생 많으셨어요. 강사비는 적어도 2주 안에 지급이 되니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2주 후에도 들어오지 않으면 꼭 저에게 연락 주세요!"


그 도서관 강사비는 정확하게 일주일 뒤에 입금되었습니다.


누군가에게 배려를 받고자 함도 아니고 마땅히 지급받아야 하는 일한 대가에 대해서는 조금 더 정확성의 스위치를 켜야 하지 않을까요?


처리해야 하는 많은 지급 중에 소액으로 보일지라도 누군가에겐 분명 소중한 생계비로 쓰일 수 있다는 걸. 항상 나의 입장이 아닌 그(그녀)의 입장에서 헤아려주길 바라요.


이런 상황이 생기다 보니, 작년에 했던 제 업무가 생각납니다. 저는 학교 음악 강사님 8명을 모시고 각 학급 10시간 이상 강의 수업을 하도록 기획하는 일을 맡았어요.


행정상, 5주 단위로 강사비가 지급된다는 걸 숙지시켜 드리고 강사비 지급 시에는 선생님께 개별로 문자를 모두 드렸어요. 총 강사비가 얼마이고 언제까지 지급될 수 있다. 그리고 5주 수업하시느라 고생하셨다는 말씀도 꼭 드렸어요.


10주 강의가 끝날 때쯤, 강사님 대부분이 우리 학교랑 재계약 의사를 내비치셨어요. 그래서 그분들께 내년에도 꼭 지원해 주십사 부탁드리고 퇴직했답니다.


하도 정신없이 살아서 살갑게 강사님을 챙겨드리지도 못했고, 업무 실수로 인해 다시 서류를 제출해 주십사 부탁도 드려서 불편하게 해 드린 적도 있는데요.


제가 올해부터 음악 강사님 입장이 되어 보니, 강사비 지급에 좀 더 민감하게 해결하게 해 드린 게 잘한 일인 것 같아 다행이다 싶었어요.


그리고 또, 이렇게 20년 가까이 따박따박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매월 17일 정기적으로 돈이 들어오는 삶은 참 소중했었구나..라는 것도 느꼈어요.


그런 삶을 떠나고 나니 월급의 소중함을 알게 되는 어리석음도 있네요.


하지만 지난 간 삶을 계속 후회하면서 '그땐 그랬지!' 두 번째 어리석음은 갖지 않으려고 합니다.


저는 앞으로 한 걸음, 두 걸음... 계속 프리랜서로서의 삶으로 나아가려고 합니다. 브런치를 통해 계속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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