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에서 문해력 강사로!
올해 2월부터 4월까지 강의 문의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하루 걸러 하루, 그렇게 4월 8일부터 24일까지 강의를 이어갔지요. 중간에 도서관 휴관일과 하루 정도 쉬는 날이 있긴 했지만, 거의 매일 강의로 꽉 찬 시간이었습니다.
제 바람은 단 하나,
"무탈하게 4월 강의를 모두 마치자!"
이것뿐이었어요.
처음 가 본 지역도 많았습니다. 희한하게도, 작년과는 달리 서울과 경기 지역 강의가 많았어요. 강북청소년문화도서관, 양주고읍도서관, 포천소흘도서관, 종로문학도서관, 그리고 서울 봉은초등학교 등. 길게는 강의 시작 1시간 30분 전에 도착하기도 했고, 늦어도 최소 30분 전에는 도착하려 애썼습니다.
어떤 날은 도심 집회 때문에,
어떤 날은 갑작스러운 우박과 쏟아지는 비 때문에
수강생이 적은 경우도 있었어요.
오신 분들도 돌아가는 길을 걱정해야 했던 날도 있었지요.
"작가님, 강연 후기를 꼭 적어 달라고 부탁하세요!"
"강연 녹화도 꼭 해 보세요. 스스로 발전하는 데 큰 도움이 돼요."
강연을 즐기고 잘하는 지인이 이렇게 마음을 담아 조언해 주었습니다. 저는 아직 초보 강사거든요.
생각해 보니, 본격적으로 '문해력 강사'라는 이름을 단 지도 딱 1년 정도 되었네요.
작년 4월부터입니다. 그전에도 두어 번 강의를 하긴 했지만, "저는 문해력 강사입니다."라고 자신 있게 말한 건 작년이 처음이었습니다.
20년간 초등교사로 일하다가,
작년 3월 퇴직과 함께 이루어진 변화였어요.
애초부터 문해력 강사가 되겠다는 계획은 없었습니다.
다만 분명했던 건,
"책과 글쓰기를 사랑하고, 어린이 독자와 함께하는 일을 하고 싶다."
는 마음뿐이었지요.
돌아보면,
저는 17년 동안 책 읽어주는 교사였고,
독서교육 대학원을 졸업한 뒤 15년 넘게 독서와 글쓰기 공부를 해 왔던 사람이었습니다.
공부라기보다, 놀이처럼,
정말 재미있어서 자연스럽게 이어온 시간이었어요.
그래서 이 길을 선택했지만,
처음에는 뾰족한 계획이나 확실한 일거리가 있었던 건 아닙니다.
그러던 제가 우연한 기회로 강단에 서게 되었고,
주변에서는 이렇게 말해주었습니다.
"김 선생님은 학교 현장 경험도 있고, 이론 공부도 했으니, 그야말로 현장 출신 전문가예요. 그 강점을 살리면 훌륭한 강사가 될 겁니다."
그 말을 새기며,
교실에서 만났던 아이들 이야기,
제가 몸으로 겪은 경험과
문해력 이론을 강의에 녹여내려 애썼습니다.
어떤 날은,
삶이 고되고 힘들었고
어떤 날은,
봄 햇살처럼 환한 날도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삶이란 예측할 수 없다는 것.
그 불확실성이 두려움이 아니라
매력으로 다가오는 순간이 있다는 것을
조금씩 배워가는 시간이었어요.
학교를 나올 때,
주변, 특히 가족들은 걱정이 많았습니다.
그 걱정은 여전히 진행형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제 걱정은 사라졌습니다.
"앞으로 뭘 하며 살지?"
막막했던 안개 같은 나날이 걷히고,
조금씩, 아주 조금씩
선명하게 제 길이 드러나기 시작했거든요.
물론,
그 길이 쉬울 리 없겠지요.
그래도,
뚝심 있게,
한 걸음씩 걸어가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