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보다 철학, 수익으로 지속하는 설계

코딩하는 커피로스터, 현실을 넘는 설계로 다시 서다

by Sammy Jobs

“철학으로는 시작할 수 있어도, 버티기 어려운 적이 있었습니다.”

커피를 처음 설계할 때 기준은 명확했습니다.

재료를 정직하게 다듬고, 향미를 또렷하게 표현하는 것.
그 방향은 분명했지만, 손님은 많지 않았고
철학을 실현했지만 수익은 따라오지 않았습니다.


철학은 저를 설명해 주었지만,
가게를 안정시키진 못했습니다.
‘현금 흐름’이라는 구조가 없다면
철학은 언제든 무너질 수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철학을 팔리는 언어로 번역’하기 시작했습니다.
매뉴얼 없는 창작은 철학에 머무르기 쉽지만,
커피는 현장에서 교환되는 상품이기도 합니다.

철학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손님이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재배열했습니다.

내일부터 본격 판매할 신메뉴
‘뉴욕 드래프트 블랙’과 ‘뉴욕 드래프트 라떼’가
그 시도의 결과입니다.
고가의 질소 장비 없이 구현한 크레마와 균일한 질감, 즉석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맛과 구조.
모두 ‘기억될 수 있는 경험’으로 번역된 철학의 결실입니다.


수익은 철학의 반대말이 아니었습니다.
매출을 경계하던 시기도 있었지만,
매출은 철학을 견디게 해주는 최소한의 언어였습니다.


현실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Kg당 수십만 원 하는 파나마 게이샤 생두,
특허 출원 비용,
신규 프랜차이즈 시스템 실행을 위한 장비와 자금—
모두 높은 벽이었습니다.

아무리 좋은 설계도 현실에서 테스트할 수 없다면
머릿속에만 남는 이야기일 뿐입니다.

살아남은 철학만이 유산이 됩니다.
저에게 이 가게를 지켜야 할 이유가 있습니다.

일곱 살 딸아이가
“아빠 하늘나라 가면 이 카페 내가 할래”
말했던 그 순간이 믿음이 되었습니다.

‘핸드썸메이드 커피로스터스’는
단순한 매장이 아닙니다.

어떤 기준으로 메뉴를 만들고,
어떻게 철학을 유지했는지를
다음 세대에 남길 유산의 설계입니다.
철학은 말로만 남지 않습니다.
실행 가능한 시스템으로 남아야 이어질 수 있습니다.

가끔은 생존이 우선입니다.

그러나 그 생존이
단지 오늘 하루의 매출이 아니라,
다음 세대를 위한 체계를 남기는 고민이라면,
그 과정 자체가 철학이 현실이 되는 길이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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