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남편과 김창옥토크쇼에 다녀왔다.
언젠가 남편이 지나는 말로 김창옥 님 부산에 오면 저기는 나도 한번 가서 들어보고 싶네라고 했던 말이 기억에 남았는지 어느 날 출근길에 김창옥 토크쇼 현수막이 나부끼는 걸 보고는 얼른 예매를 했었다.
남편도 흔쾌히 일정을 확인해 두었다.
그렇게 한 달쯤이 지나고 얼마 전 비가 오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남편과 나는 우산을 쓰고 1시간 남짓을 걸어 공연장에 도착했다.
참 많은 다양한 사람들이 와 있었다.
전석이 매진이라고 했다.
모르긴 몰라도 천여 명은 될듯했다.
어린 친구부터 노년의 어르신까지.
남편과 나는 축축한 기운의 바짓가랑이를 툭툭 털어내고는 우산을 접어들고 예매한 좌석으로 가 앉았다.
기념사진을 한 장 찍고 시끌벅적한 주변을 한번 살펴보고 우리는 짧은 수다를 잠깐 피우고 나니 토크쇼가 시작함을 알리는 조명이 꺼졌다.
저만치에 강연자가 보였고 눈이 침침해 선명하지 않은 모습이라 결국엔 스크린에 비춰 보이는 강연자의 모습을 보며 얘기를 들어야 했다.
티브이를 보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간간히 웃고 간간히 공감하고 간간히 인식하고 그렇게 시간이 지나갔다.
그러면서 대책 없는 웃음이 났다.
티브이 토크쇼에서 들었던 한마디가 떠오른 것이다.
'김교수! 겹쳐 겹쳐요'
사실 그러했다.
나는 오래전부터 김창옥 님의 강연을 들었고 책도 본 지라 별반 다르지 않은 이야기가 그러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피식 웃음이 난 것이다.
가벼이 즐거운 시간이었다.
그런데 이런 내게 눈물 쏟게 한 순간이 있었다.
강연 마지막 클라리넷 연주로 들려주었던 '고향의 봄'
웃고 있던 나는 생뚱맞게 눈물이 쏟구친다.
주변 사람들의 눈치가 살펴지지만 이미 나는 울고 있다.
잘 멈춰지질 않는다.
설명하기 쉽지 않은 그런 기분이다.
하염없이 눈물이 났다.
연주를 듣고 나서도 쉽사리 눈물이 멋질 않는다.
머쓱한 나에게 강연자는 얘기한다.
'이 연주를 들으면 꼭 몇몇 분은 눈물을 흘리시더라...'
이 한마디가 울고 있는 나의 모습에서 창피함을 덜어내 주고 민망함을 덜어내어 준다.
마음이 한결 편안하고 감사하다.
몇몇 중 한명었을 나.
나는 잘 설명을 할 순 없지만 눈물 나던 그 순간
내 부모님이 생각났고
나는 지금 이리도 행복한데 내 부모는 이쯤의 나이에 과연 어떠하셨을까 싶은 생각에 죄송하고 안쓰런 마음이 겹치면서 마음이 요동쳤다.
엄마 아빠 나는 지금이 참 좋아요!
엄마 아빠의 지금도 나만큼 참 좋았으면 좋겠어요!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