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처음 가지고 있는 나의 기억.
나는 네 살 정도의 기억이 내 인생 시작의 기억이다.
네 살쯤 나의 첫 기억은 할머니의 손을 잡고 집 밖에 있는 화장실로 모시고 가는 것이다.
내 기억의 할머니는 쪽머리에 옅은 색깔의 한복을 입고 기운이 쇠약한 건지 정신이 쇠약한 건지 모를 일이지만 할머니의 한 손을 꽉 잡고는 마당 귀탱이에 위치한 화장실로 가는 길을 함께 걸었던 짧은 기억이 전부다.
그리고 그 이후의 기억은 없다.
그 처음 기억이 무슨 이유로 내 머릿속에 남아 있는 것인지는 모를 일이지만 참 묘하게도 깊이 새겨져 있는 장면이다.
이렇듯 내 처음기억이 시간이 더해질수록 선명해지는 것은 내가 계속해서 되뇌기 때문 일터이다.
내 이 기억이 선명해질수록 내 삶의 방향성도 정신을 찾아 제자리를 잡아가는 모양새다.
최근 들어 생겨난 나름의 확신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을 처음기억의 모습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가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처음의 기억이 무엇인지 찾아보면 어떨까 한다.
그 처음의 기억이 어떠할지 모르지만 그 처음의 기억이 아프고 고통스럽고 비굴하고 이기적이며 사악한 것이라 면 만약 이것보다 더한 모습이라면 우리는 그 처음의 기억에 이야기를 더해 가치로운 의미를 담아두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무례한 생각을 드러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