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매번 사고 싶지만 그 매번 중에 한 번은 시간에 쫓기다 보니 시간을 놓치고 또 한 번은 나를 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이겨내지 못해 그냥 지나치고 또 다른 한 번은 작정은 했지만 가게를 찾을 수없거나 가게가 눈에 띄어도 주차를 할 수 없어 살 수 없지만 그래도 한 달에 한번 정도는 꼭 잊지 않고 구매를 하고자 한다.
내게 뭐 그리 대단한 큰 행운이 있을까 싶지만 그래도 어쩌면 인생에 어느 한 시점에선가는 그 어마무시한 행운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고 믿기에 그 행운이 이것으로 찾아올지도 모른다 생각하니 그냥 지나칠 수 없어 꼭 한 달에 한번 이상은 구매를 하고자 한다.
맨 처음 구매를 했을 땐 그냥 구매를 했었지만 언제부터인가 로또복권을 구매하는 것에 나만의 규칙이 생겼다.
내가 큰 부자가 된다면 나는 하고 싶은 많은 일들 중에 하나가 내 형제들과 그 부유함을 나누고 싶다.
나만이 부유하여 도움을 주는 그런 것이 아닌 나의 형제인 오빠 언니 모두가 각각 부유한 그런 자율성과 독립성이 보장된 그런 부유함을 나누고 싶다.
원래 나의 형제들이었던 것 마냥 내게 권리가 전혀 없는 무관한 그런 각각의 부유함으로 나누고 싶다.
나는 적당한 각각의 부유함을 나의 형제들이 함께 나누어 혹여나 혹여나 모를 궁핍함으로 인한 인색함과 예민함을 들어내고 모두 너그럽고 다정하면서 여유로운 생활을 함께 했으면 싶다.
이런 나의 얕은 생각들로 인해 생겨나게 된 나만의 규칙이지만 한 번씩은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만의 상상놀이라 미안할 때도 있긴 하다.
입 밖으로 내뱉지 않은 그냥 정말 그냥 나만의 상상일 뿐이지만 그냥 맘껏 나누지 못해 만들어낸 변명 같아 이런 나만의 규칙을 세운 것이 오히려 미안할 때가 있다.
물론 이 미안함의 제일 첫 번째는 나의 남편이다.
지금 이런 나의 상상놀이는 남편과 합의된 것도 아니고 사전에 의논한 것이 아님에 혹 남편이 이런 나의 생각을 엿본다면 뭐랄까? 적당한 배신감 그리고 서운함 뭐 이런 감정들을 느낄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들음이다.
생각을 쓰다 보니 남편에 대한 미안함이 더 커진다
만약 남편이 나와 같은 상상놀이를 했다면 나는 무척이나 서운할듯함이다
아니 그냥 생각만으로도 벌써 서운하다.
이 미안함을 지우려 어쩜 나는 다음번부턴 나의 규칙에 남편의 형제들을 포함시키게 될지도 모르겠다.
로또복권을 구매함에 있어 나의 규칙이란?
어쩌면 내 인생 어디쯤에 자리 잡고 있을 행운을 잡기 위해 한 달에 만원 정도는 기꺼이 소비하기로 말이다.
그리고 그 만원의 소비에도 규칙이 있다.
그것은 만원을 먼저 천 원씩 나누어 똑같은 소비를 한다는 것이다.
제일 먼저 천 원으로 선택된 숫자 6개를 나는 사천 원으로 제일 먼저 구입한 그것과 똑같은 것으로 해서 각각 한 장씩 그렇게 총 5장을 구매한다.
그리고 나머지 남은 5천 원은 자동으로 1장을 구매한다.
그러면 아주 가끔 가게 주인은 물을 때도 있다.
왜 이렇게 똑같은 걸로 5장이나 구매를 하냐고...
그럼 나는 그냥 세세하게 설명하기는 뭣하니 그냥 선물할 거라고 답하곤 한다.
그렇지만 실은 혹 주어질지 모를 행운이 있다면 그 행운을 똑같이 나누고 싶음이다.
그래서 나는 나만의 규칙으로, 이 규칙을 꼭 지키면서 로또복권을 구매한다.
하지만 다음번 구매부터는 자동으로 구매하던 오천 원에서 사천 원도 나만의 규칙에 포함시켜야겠다.
남편은 4형제 나는 5형제 그러니 구천 원은 같은 걸로 각각 한 장씩 총 9장을 구매하고 나머지 천 원은 그냥 자동으로 한 장을 사야겠다.
그나저나 괜스레 앞으로 들러게 될 로또복권가게 사장님께 미안해진다.
일거리만 분잡스럽게 만들어 드리는 듯해서 말이다.
그래도 하는 수 없지..
행운이 찾아든다면 로또가게 사장님께는 몰래 떡이라도 한 되 배달해 드려야겠다.
그러나 나는 아직까지 매번 꽝이었다.
천 원의 운도 없었다.
허나 나는 이런 내 꽝의 운이 어쩌면 내 인생에 자리 잡고 있을 그 행운의 크기를 점점 키우는 밑거름이 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다음번이 더 기대되고 그래서 행복하다. 내 행운 에너지는 점점 농축되어지고 있을 터이니 곧 내가 그 행운을 쉬이 볼 수 있을 거라 기대를 함에 매일이 설레일 수 있어 참 좋다.
이처럼 내가 꿈꾸듯 행운을 담은 로또복권도 누군가의 꿈을 꾸고 있을 텐데 오늘 밤엔 날개 단 돼지가 내 품으로 날아드는 꿈을 한번 꾸어 볼까?